작년에 비해 138종이 늘고 천연기념물 328호 하늘다람쥐도 서식확인

▲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지난 6월 13일, 소나기가 내리던 오후에 우암산 삼일공원에는 학생들 250여명이 모였다. 제2회 충북 바이오블리츠에 참여하는 학생들이다. 바이오블리츠(BioBlitz)란 용어가 다소 생소하다. 우리말도 좋은데 이 용어를 써야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말로 바꾸면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이다.

바이오블리츠는 24시간 동안 주어진 지역의 살아있는 모든 생물종의 목록을 조사하는 행위다. 최초의 바이오블리츠는 1996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처음 시작됐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들의 조사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어린이와 일반 참가자에게는 생태계와 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주고, 전문가에게는 다양한 생태계와 생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육과 재미가 결합된 프로그램이다.

미국, 호주, 캐나다, 스페인, 대만 등 세계 각지의 주요 국립공원과 도시에서 해마다 열리며 우리나라에는 국립수목원이 2010년에 도입하여 올해로 4년째 진행 중이다.

충북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이었다. 충청북도의 지원을 받아 충북환경교육네트워크와 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등의 환경단체들이 우리지역의 생물다양성을 조사하고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전문가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조사 지역은 청주의 진산이라고 불리는 우암산이었다. 지난 6월 13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하여 다음날이 14일 오후 2시까지 24시간동안 우암산에 서식하는 생물종을 조사한 것이다. 목본, 초본, 조류, 곤충, 양서파충류, 포유류, 버섯으로 분류군을 나누어 전문가와 참가자가 한 팀이 되어 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 올해는 480종의 생물이 조사되었다. 작년에 비해 138종이 늘었다. 특히 천연기념물 328호인 하늘다람쥐가 대한불교수도원 인근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야행성인 하늘다람쥐가 설법전에서 교육하고 있는데 법당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동물원의 동물권에 대해 황윤감독과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가 이야기를 나누던 설법전은 하늘다람쥐로 금새 소란스러워졌다. 함께 참여하신 대한불교수도원 스님께서는 하늘다람쥐가 자주 나타난다고 말씀 하셨다.

또한 송신탑 쪽 계곡부에서는 1급수 지표종인 가재가 발견되었다. 광덕사 쪽 인근 숲에서는 막 변태를 마치고 산으로 오르고 있는 북방산개구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개구리를 잡아먹기 위해 유혈목이가 나타나고, 여기저기 고라니 발자국과 똥을 만날 수 있었다.

사람이 많이 오르는 산이다 보니 도둑놈의갈고리, 쇠무릎, 주름조개풀 등 옷자락에 붙어서 이동하는 씨앗 식물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야간 곤충조사에서는 수많은 나방과 곤충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조사 불빛으로 모여들었다. 사슴벌레와 같이 큰 곤충들을 기대했던 어린이들은 많이 아쉬워했다. 이처럼 충북바이오블리츠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생물들의 매력에 푹 빠져 들어갔다.

올 10월 강원도 평창에서는 제12차 생물다양성당사국총회가 열린다. 생물주권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생물주권은 어디까지 확보되어 있을까. 전국자연환경조사를 통해 지역별로 샘플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생물종이 많다.


환경부에서는 2012년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이 법에 따라 정부는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하고, 광역지자체는 생물다양성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에 생물다양성 증진 조례를 제정하였고 대전광역시는 2012년부터 2년에 걸쳐 자연환경조사를 진행하였다. 10년마다 진행하여 생물종 변화를 조사한다.

이제 충청북도도 본격적인 생물주권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우리들의 미래세대들에게 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것부터 우리 지역에 생물상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까지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선 6기 충청북도와 새로운 행복교육을 이끌어갈 충청북도교육청에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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