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는 구조조정에 대하여 무슨 준비를 했나

▲ 강일구 충북대 재학
2014년도 수능을 친 수험생들이 수능에 지친 스트레스를 풀고 대학에 대한 로망이 부풀어 있을 즈음의 발표였다. 대학을 다니던 재학생들 또한 학비를 벌거나 스펙을 쌓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을 즈음 교육부에서는 대학 구조개혁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구조개혁안의 필요성에 대하여 학력 인구의 감소는 대학 입학자원의 급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대학교육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양적 규모는 대폭 줄이되 교육의 질은 높여 대학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대학 구조개혁 방안 추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의 이러한 발표가 있은 직후 전국의 대학교에서는 교육부의 구조조정에 대비하여 TF팀이 만들어 졌고, 현재 몇몇 대학교에서는 학교의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가 된 상태에 있다.

하지만 각 대학들에서의 구조조정이 현재 그렇게 순조롭지만은 않다. 전국의 대학에서 구조조정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학과의 학생들과 의견 수렴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학생들과의 의견 수렴 없는 구조조정은 구조조정의 대상인 학과 학생들의 반발과 원성의 목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 우리 충청북도에 있는 대학들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현재 서원대학교에서는 미술학과 폐지에 대하여 철회를 촉구하는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거나 학교 행정관 정문을 막는 일들이 벌어졌고 교원대학교에서도 학과 개편에 대하여 학생과 교수들이 반발하여 일어났다. 청주대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학교에서 사회학과와 한문교육학과 폐과 방침을 밝히면서, 사회학과 학생들이 학교 본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청주대학교 14학번 임유정 학생은 “급작스럽게 이러한 통보를 받은 거라 너무 당황스러웠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설마 아닐 것이다”, “장난일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많이 답답했다. 그리고 어떠한 기준에 의해서 사회학과가 이러한 통보를 받았는지는 이해를 할 수 없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그렇다면 대학교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을 강하게 밀어 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교육부가 대학에 재정을 지원할 때 구조개혁 실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대학 구조개혁 평가체제를 마련하고 그것을 통한 평가로 대학들을 5등급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또한 등급별로 입학정원 감축,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제한, 국가장학금 미지급, 학자금대출제한, 지속적 퇴출 유도 등 차등적인 구조개혁 조치가 취해지며, 2회 연속으로 매우미흡 등급을 받는 대학은 퇴출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정부의 구조개혁에 적극적으로 따라오지 못하는 대학이라면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의 압박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학도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구조개혁안에 맞추어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있는 대학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학생들에게 구조조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이번 구조조정의 발표와 관련하여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의 구조개혁안 발표는 2014년 1월 29일에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각 대학에서는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발표를 4월부터 시작했다.

2개월간 대학에서는 구조조정에 관한 연구와 계획이 수립되고 있을 동안 각 학교의 총학생회에서는 무엇을 준비했는지 의문이 든다. 단순히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이기 때문에 시위만 할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 이전에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학생회에서는 얼마나 구조조정에 대하여 알고 준비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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