퓻쳬 초 다섯명의 수단학생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아시아대륙 대한민국 충청북도 청주로 이사를 했다.
알라딘(27), 칼리파(27), 파둘(25) 히산(29) 오네트라(29)가 청주대 전자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피부색과 곱슬머리 때문에 필연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지만 특히나 이들이 청주대 인문대 족구장에서 족구하는 모습은 청대인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청주대 인문대 족구장은 늘 공차는 사람으로 분주하며, 때로는 30분에서 2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족구장은 먼저 잡는게 임자라 뒤에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구경꾼들이 되어 족구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하게 된다. 그러다 자기 팀과 해볼만하다 생각되면 한판의 족구를 신청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아프리카 친구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나라 학생들과 몇번 붙은 모양이다. 족구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수단의 족구실력을 평가하고 실력을 겨루어 본 학생들에게는 이들이 좋은 친구들이다. 하지만 검은 피부의 족구하는 외국인은 여전히 시선집중의 대상이다.

수단학생들은 무얼먹고 사나
수단 사람들은 이슬람교인이기 때문에 고기는 함부로 먹을 수 없다. 이들과 절친한 친구인 김하성씨는 식사를 같이 하다가 김치찌게에 고기가 들었다는 것을 알리자 찌게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유학생중 유일한 여자 오네트라는 어디를 가든 차도르(얼굴을 가리는 천-우리나라의 쓰게 치마와 비슷한 것)를 하고 다닌다. 김하성씨가 집에 초대를 해서 식사를 할 때, 기도시간이 되었다면서 식사도중에 기도부터 했을 정도로 의식을 중시한다고 한다. 이렇게 독실한 신앙을 갖고 있다보니 고기는 함부로 먹을 수가 없다. 이들이 먹을 수 있는 고기는 “신의 이름에 의해서”라는 의식을 치루고 정결하게 한 짐승의 것이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서울 이태원과 한남동에서 의식을 치룬 고기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고기가 필요할 때는 이 수단 친구들도 서울까지 올라가서 구해와야 한다.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라면과 김치여서 가끔 먹는다고 하는데, 김하성씨는 쌀라면도 있으니 먹어보라고 권한다. 이 들이 먹는 음식은 대부분 빵이다, 이들 스스로 만들어 먹는 빵인데 김하성씨의 말을 빌리자면 “담백하고 매콤한게 맛있다” 고 한다. 수단 음식은 좀 매콤하다는데, 고추장에 고추까지 찍어먹을 수 있을런지.





수단의 겨울은 25 ℃

기자의 “한국의 가을이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주 추워요”라고 칼리파가 대답한다. 수단에도 계절이 있다. 12월부터 3월까지가 겨울, 4월부터 8월까지는 여름(우기), 9월부터 11월까지가 가을. 하나의 계절이 빠졌다고 물어보니 세개의 계절이 있다고만 한다. 하지만 수단의 겨울은 평균 25。C여서 우리로 치면 여름이나 다름없는 날씨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특별히 월동준비를 해야 할 텐데 이들은 두꺼운 옷을 장만할 뿐 특별하게 월동준비는 하는 게 없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올 겨울 잘 보낼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축구는 프로급
알라딘과 칼리파는 내수 범바위 축구팀에서 프로선수로 통한다. 그 정도로 발재간이 좋다. 그리고 처음 범바위 축구팀에 가입한 때부터 “우리는 콤비이니 둘이 꼭 같은 팀에서 뛰게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축구실력은 언젠가 풀무원 축구동호외와 가진 친선게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한다. 전반은 1:0으로 뒤진채 마쳤는데 후반부터 투입된 이들의 활약으로 5대1로 대파했다는 것이다. 이후 다른 조기 축구회에서는 알라딘과 칼리파는 일당백 축구선수로 통하고 항상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또 축구화를 신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 범바위 축구팀에 가입하여 축구화를 몇번 신어보더니 맨발이 편하다며 맨발로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내수의 한 축구대회에 참가했을 때는 “축구화를 신지 않기 때문에 다칠염려가 있어서 이들을 선수에서를 제외했다”고 하는데 범바위 축구팀 관계자는 상대팀들의 견제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 전한다. “만약 알라딘과 칼리파가 출전했더라면 적어도 준우승은 하는 건데” 라며 아쉬움을 표하면서.

한국인들은 가족 같아요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자. 알라딘과 파둘은 한국아가씨들은 부끄러움이 너무 많지만 예쁘다고 한다. 만약 석사학위를 따고 고국에 돌아가더라도 박사학위는 다시 한국에서 받고 싶다고 한다. 한국에 대해 너무 좋은 인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란다. 사람들이 모두 가족 같아서 편하다면서. 학교를 마치고서는 몇년 동안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게 이들의 현재 계획이지만 박사학위를 위해서는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는 것. 아직 한국어가 서툴어서 친해지지 못하는게 가장 큰 걸림돌이긴 하지만 이들 특유의 웃음으로 많은 한국친구들을 사귀고 있다. 사람좋은 웃음을 가진 이들이 올 겨울 따뜻하게 잘 넘겼으면 좋겠다. 두꺼운 옷만 갖고는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 통역은 청주대학교 홍보매장 김하성씨가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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