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화 공연예술앙상블 더늠 기획실장

▲ 이재화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가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축복하는 축제의 날이지만, 동시에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서 한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달에 소중한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한해를 마감하는 축제의 날로 여겨져 오고 있기도 하다. 어린시절을 떠 올려보니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

온 상점마다 갖가지 아이디어가 담긴 크리스마스 카드와 크리스마스 장신구들이 북새통을 이루었고, 집집마다 거리마다 온통 화려한 트리 장식과 캐럴송으로 온통 축제의 장이었다. 어쩌면 1년 동안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축제 그이상의 상징적 ‘의미’가 아니었나 싶다.

언제부터였을까? ‘불황 탓에 거리에 크리스마스 장식 사라져’등의 뉴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제, 크리스마스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이벤트’로만 존재하는 것 같아 서글픈 마음도 든다. 어린시절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며, 곁에 양말을 두고 잠들던 아이들의 동심도 모두 동화속 이야기가 되어가고 게 2013년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우리들의 현실이 아닐까?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설레던 그 마음, 누군가에게 선물을 전하고, 누군가 내게 선물을 전해줄 것 같은 기대감 그리고, 왠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고 싶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흥겨운 캐럴송이 거리마다 울려 퍼지면 마치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태어난 것 처럼, 그날 하루만큼은 마냥 신이 났었는데, “응답하라, 그 시절의 크리스마스여!”라고 힘차게 외쳐보고 있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한 가지 이야기. 아내는 긴 머리를 잘라 팔아 남편의 시계줄을 준비하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핀을 준비한, 요즘 표현으로 다소 오글거린다고 할 수 있는 그네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2013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을가? 경제사정이 좋지 않고, 가계사정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마음은 얼마든지 나눌 수 있는데, 자칫 불황 탓, 주머니 사정 탓으로 우리들 마음속의 크리스마스까지도 온데 간데 찾아볼 수 없는 헐벗은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책상 앞에 산재된 일더미와 대출이자, 카드, 사건사고들로 빛바랜 검은 크리스마스를 다시금 하얀 눈과 산타에 대한 소망으로 화려하게 장식할 수 없을까? 우리가 크리스마스라고 여기는 건 함께 나누고 사랑했던 그 추억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감사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제라도 보고 싶은 이 궁금했던 이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넣어볼까 생각해 본다. 일주일 그리고 올해가 가기 전 이주일이면 내 주변사람들에게 그들에게도 잊혀져가는 크리스마스를 돌려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응답하라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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