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식구들의 배려와 지원이 가장 중요한 조건” 이구동성

▲ 부티튀응업·이주여성 주부
한사람만 바라보고 익숙했던 모든 것들을 뒤로 한 채 낯선 땅 낯선 환경에서 생활해야만 하는 국제결혼은 일반 결혼보다 100배 더 어렵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정도로 어렵다는 ‘국제결혼 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그 것은 무엇인가’ 라는 궁금증에 한국에서 현재 잘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결혼 11년차 베트남 출신 당티밍지엡(31)씨가 한국의 이주여성으로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어떤 환경에도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많이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만 낯선 나라에서 잘 살 수 있거든요. 그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어떻게 보면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배려와 도움을 주는지 안 주는지에 따라서 본인의 노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고 노력이 헛될 수도 있으니까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배려와 지원도 매우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네요.”

그는 “원활한 국제결혼 생활을 할 수 있으려면 아내나 며느리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맞지만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 주고 옆에서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남편이나 시어머니와 같은 시댁 식구들의 배려와 지원도 이주여성 본인의 노력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결혼 10년차 러시아 출신 류바(40)씨도 원활한 국제결혼 생활하는 데 본인의 노력,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배려와 지원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 많은 이주여성들은 원활한 국제결혼 생활의 조건이 본인의 노력, 그리고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배려와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류바씨는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익힐 노력도 해야 하고 본인의 마음과 감정을 스스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해요. 국제결혼 생활이 국내결혼 생활보다 어렵다 하지만 국제결혼 생활이나 국내결혼 생활이나 고비가 생길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본인이 극복하려고 노력할 의지나 마음이 없으면 언제든지 결혼 생활이 무너질 수도 있거든요”라며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배려와 지원도 마찬가지로 매우 필요하죠. 특히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뭐가 뭔지 전혀 몰라 답답하고 힘들기만 하는 신혼 초기에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정신적인 배려와 지원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왠지 그녀가 힘들었던 나날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다른 결혼 10년차 중국 출신 이향화(37)씨도 “본인의 노력,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배려와 지원이이라는 두 조건은 첫 번째, 두 번째 할 것 없이 둘 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 친인척이라면 남편과 시댁식구들 뿐인 저희와 같은 이주여성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이해해 주지 않고 도와주지 않으면 결혼 생활이 힘들어지죠. 반면에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이해해 주려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는데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결혼 생활이라는 것은 쌍방이 다 노력해야 하는 것이잖아요. 국제결혼은 더욱 더 그래요. 그러니까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배려와 지원을 받으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이주여성은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역시 같은 생각을 한다고 했다.

원활한 국제결혼 생활의 조건이 본인의 노력, 그리고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배려와 지원이라면 ‘잘 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많은 이주 여성에게는 남편은 남의 편이 아니라 나의 편이 되고, 시댁식구들은 시댁의 식구가 아니라 나의 식구가 되어 줬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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