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언련, 동양일보·CJB청주방송 사주 관련 비판 글 올려

최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충북민언련)이 도내 신문·방송 사주와 관련된 두 개의 글을 홈페이지에 실었다. 동양일보 조철호 회장의 시집 출판기념회와 CJB청주방송의 두진건설 아파트 분양 기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언론사는 사기업이지만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그 어느 곳보다 절실하다. 지속적인 권력감시와 사회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충북민언련 이수희 사무국장의 관련 글을 발췌해 게재한다.

1면에 실린 출판기념회 공고

동양일보 조철호 회장 출판기념회가 대성황이었단다. 지역 주요기관장과 예술인 등 700여명이 참석했단다. 9월초 제보를 받았다. 동양일보가 1면에 조철호 회장의 시집 출판 기념회를 한다고 공고를 냈단다. 신문을 찾아보니 일면 상단 우측에 떡하니 알림장이 실렸다. 그리고 작은 글씨로 화분과 화환은 받지 않는다고 쓰여 있었다.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신문사주가 시집을 냈다고 출판기념회를 신문 1면에 알린다는 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아, 글쎄 어떻게 신문 1면에 그런 알림을 낼 수 있는거죠?" 라고 물었다. 내 말을 들은 사람들 대부분이 "신문이 자기 꺼라고 생각하니까 그렇지" 라고 답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 출판 기념회에 700명이 모였단다. 지역에서 이름 날리는 이들은 아마 다 갔을 것이다. 조철호 회장이 시집을 냈다는 데 안갈 수 있었을까. 그런데 그 700명이 빈손으로 갔을리 만무하다. 시집을 산다고 가정해도 1만원씩만 잡아도 700만원이다. 그런데 겨우 1만원만 냈을까? (중략)

조철호 회장이 이번에 낸 시집은 충북문화재단에서 예산을 지원받은 것이라 한다. 뭐 이런 남는 장사가 있나. 예산 받아 시집내고, 출판기념회로 한 몫 챙기고…. 조철호 회장은 충북예총 회장까지 하고 있다. 그러니 충북문화재단에서 예산 지원 받는 과정에 어느 정도 힘(?)도 작용했으리라는 뻔한 상상을 할 수 있다.

내가 더 배알이 뒤틀리는 것은 시인들이 조철호 회장을 향해 바친 헌사다. 신경림 시인과 오탁번 시인이 한마디씩 했다. 신경림 시인은 “조철호 시인을 보면서 유능하고 잘난 사람도 좋은 시를 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했다 그러고, 오탁번 시인은 “ 조시인이 얼마나 덕을 쌓고 살았는지 짐작이 간다”고 했단다. 나는 이제 이 두 시인의 시를 읽을 생각이 없다. 저마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그런 자리에 참석하고, 헌사까지 바치는 두 시인이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조철호 회장이 시인으로서 훌륭할 수도 있다.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이러쿵 저러쿵 말한다는 게 잘못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인 조철호와 동양일보 조철호 회장은 구분했어야 한다. 신문사주로서 (법적으로는 아니라는데 왜 회장 직함은 쓰는 걸까?!)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게 있지 않나. 시인 조철호가 시집 출판 기념회를 한다면 그 많은 기관장들이 그 자리에 갔을까. 조철호 시인 뒤에 동양일보를 보고 간 것이 아닌가. 이쯤되면 동양일보가 양아치 짓을 한 것이나 다름없질 않나.

지역신문들이 더러 연감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책자를 만들어 떠넘기기도 하고, 콘서트 등 행사를 개최해 표를 팔기도 한다. 신문 경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일들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신문사주가 시집냈다고 알리고 출판기념회를 열어 돈을 받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언론을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지역민방 대주주 회사 홍보 보도

지역민방 대주주의 부당 개입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지역민영방송사 노동조합들이 모인 지역방송협의회와 국회 지방살리기 포럼이 ‘공공성과 공적 지원방안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지역민영방송 문제를 다룬 토론회를 열었다. (중략)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사례만 보더라도 기막힐 정도다. 대주주 동정을 중점적으로 보도하는 방송사, 대주주의 지시로 특정 정치인 출판 기념회에 아나운서가 진행자로 나서는 경우 등 다양하다.

CJB청주방송 경우에도 대주주 이두영 회장이 소유주인 두진건설 아파트 분양 광고성 기사를 지난 3월14일 <도시형 생활주택 대세>, 3월22일 <소형화·차별화로 '대박' > 등을 방송한 바 있다. 이 뉴스 꼭지에는 모델 하우스 모습을 계속해서 노출시켰으며, ‘주식회사 두진’ 과 ‘ 하트리움’ 상호 명을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단신 보도도 아니고 리포트 보도로 다뤘다. (중략) 방송은 공공재인데 지역민영방송이 공적 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주주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이 절대적으로 필요해보인다. / 정리= 권혁상 기자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