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국제공인 경기장 갖추고도 활용 못 해… 제천시·시민 관심 아쉬워

제천시가 지난 2010년 조성한 산악자전거경기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는 대한민국 제1호 국제 공인 산악경기장이다.

크로스컨트리, 다운힐, 익스트림 등 세 개의 경기장이 한 곳에 설치돼 전국의 산악자전거 동호인은 물론 국가대표 선수들이 상주하며 전용 훈련장으로 사용할 정도로 우수한 시설로 꼽힌다.

▲ 제천시 산악자전거 경기장 BMX 레이싱 경기장 배치도. 제천시가 세계적 수준의 산악자전거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행정 지원과 시민 호응을 받지 못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부수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아시아 MTB/BMX 산악자전거 선수권대회 개최를 위해 국내 최초 국제 공인 경기장으로 조성된 이 산악경기장은 3년 사이에 주니어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동시에 개최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경기장은 관리 주체인 제천시나 시민들로부터는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과거 여자 프로축구(W-K리그) 연고지와 W-K리그 경기장 유치를 위해 시의 역량을 집중했던 때와는 전혀 딴판이라는 소리까지 들린다.

실제로 제천 산악자전거 경기장은 타 지자체에서도 모범적 시설로 평가돼 전북 고창군이나 전남 진도군 등의 공무원과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한 시찰까지 다녀갔을 정도로 시설이 매우 우수하다.

지난 2010년 1차 완료된 제천 산악자전거 경기장은 당시에도 이미 6.2㎞에 달하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장과 1.7㎞ 규모의 다운힐 경기장(경기장 진입 모노레일 1.3㎞)을 신설했다. 또 360m의 익스트림경기장과 부대 건축물을 갖추고 아시아대회를 성공적으로 주최했다.

2011년에는 다운힐경기장 진입 모노레일을 전기식으로 교체하고 모노레일 보관소를 신축하는 한편 광장에 잔디를 식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산악자전거 경기장으로서의 면모를 다졌다.

때문에 시 자전거협회나 지역 체육계에서는 무려 24억여 원을 들여 만든 제천 산악자전거 경기장을 대한민국 산악자전거의 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해 체육계뿐 아니라 시와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또한 산악자전거경기장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국내외 대회 유치를 타진하는 등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와 체육계는 경기장 활성화를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해야 할 제천시가 이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289㎞의 이 코스는 국가대표와 동호인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익스트림 체험과 산악자전거 교육 등 청소년 수련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는 지역의 자원”이라며 “의림지, 세명대학교, 청소년수련관, 오토캠핑장, 한방명의촌, 명암산채마을 등 주변에 관광 및 숙박시설이 산재해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하지만 시는 이렇게 우수한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 스포츠 산업의 육성과 경제 활성화를 꾀하려 하기보다는 통상적인 관리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역 체육계는 제천시가 최소한 국제영화음악제나 한방엑스포에 쏟는 홍보 역량의 절반만이라도 산악자전거 경기장 홍보에 투자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자전거 붐을 타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을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보다 능동적인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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