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은 시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1,2,3관까지 넓어져

▲ 이창수·아티스트
개인 미술관들이 전시를 준비하여 관객 관심을 유도해보지만 관객은 무관심으로 대응한다. 이미 그림이 다수를 위한 오락보다는 소수의 사람을 위한 오락으로 되어서인지 통 관심을 끌기 어렵다. 스페이스 몸 미술관에서는 김태헌 작가와 김을 작가의 전시를 5월 4일부터 6월 15일까지 하고 있다. 전시가 끝나가는 시점에 글을 쓰게 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글과 사진을 통해서라도 재미있는 전시 소개가 되었으면 한다.

그곳에서는 아기자기한 오래된 사물을 가지고 만지작 만지작 만들거나 그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린다는 일은 적지 않게 신경 쓰이는 일이다. 무엇을 그렸는지, 대상에 관심을 갖고 얼마나 닮게 그렸는지를 따지고 들 때면 사진기가 화가를 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자신이 그림을 능숙하게 그리지 못 할 때는 더욱 난처하다. 화가마다 재주가 달라 똑같이 못 그리는 화가도 화가 노릇을 하는 현대에 모방을 최고의 기술이라 믿는 관객의 수준에 맞추어 그림 그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의미로 이번 전시는 누구라도 슥슥 그리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이고 또 주위 사물을 이용하여 약간의 상상력을 더하면 재미있는 새로운 예술품이 된다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일반인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전시라고 해도 되는 전시이다.

오래된 사물은 누구의 손때가 묻어있다. 본인의 손때와 어느 누구의 손때도 함께 묻어있다. 오래된 것의 매력은 시간 속에서 스쳐지나간 동물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더욱 각별하다. 사물은 변함이 없지만 그것을 대하는 사람은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게 되기에 자연 오래된 사물은 별 멋없이 구석으로 추방된다.

방치된 늙은 사물은 폐기로 이어지려는 순간 화가는 연로한 폐기물을 조물거려 미술품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김태헌 작가의 사물 보는 관점은 심폐소생형이다.

▲ 스테이스 몸 미술관에 전시된 김태헌 작가의 작품.

스페이스 몸 미술관은 시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1,2,3관까지 있는 대략(?) 대규모 전시 공간을 가지고 있다. 절대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미술관 운영을 즐기는 일반적이지 않는 관장의 마음가짐이 없다면 수년전에 문을 닫았을 공간이지만 운영이 잘되고 있다. 관객의 호응 없이도 이정도인데 6월의 내리쬐는 태양 빛 고온과 같은 성원을 보인다면 몸 미술관의 버라이어티 쑈쑈 미술쑈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청주나 충북에 정상적 규모의 미술관이 없는 것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없는 시민, 도민의 책임도 무시 할 수 없다.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꾸는 것은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청주대학의 요량으로 만들어진 기초예술학과 폐과 결정은 앞으로의 예술가들에게 사소한 사물을 통한 개인적 조물거리는 감성 기회를 한방에 없애주는 통 큰 결정이었다. 이런 불행 중에도 좋은 전시 만드는 공간이 있으며 새롭게 문을 연 공간들도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재앙을 오히려 복이 되게 만드는 현명한 지역민들이 되기를 기원하며 행동하는 미술 동호인들의 관심으로 더 풍성한 도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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