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박종진 앵커 “계속 솔직하고 용기있게 방송 하겠다”

5·18 왜곡보도 논란을 통해 종편의 자극적인 노이즈마케팅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5·18 보도 이전부터 종편의 몇몇 프로그램은 자극적인 내용과 막말을 일상적으로 방송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이다.

많은 종편 프로그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지만, 그 중 <쾌도난마>의 성적표가 가장 돋보인다(?). 방심위 법정 제재만 4번을 받았다. 이와는 별개로 <쾌도난마>는 지난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활동기간 동안 6건(법정제재 5건, 행정지도 1건)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 30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방송 캡처

<쾌도난마>는 최근 가수 장윤정씨의 동생 장경영씨와 어머니를 출연시켜 자극적인 내용을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장윤정씨가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감금하려 했다거나 사람을 시켜 죽이려 했다는 자극적인 내용이 반론 없이 방송됐다. 박종진 앵커는 방송말미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방송에 나와주세요”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말초신경자극 막장 케이블쇼’ ‘쓰레기 방송 폐지했으면 좋겠네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며 <쾌도난마>를 비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장낙인 위원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억울하면 방송 나오라는 식의 이런 방송에 문제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방송을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홈페이지 캡처

검찰 향응비리, 제보자가 더 나쁜 사람(?)

그렇다면 왜 유독 <쾌도난마>가 자극적이고 일방적인 주장을 전하는 보도를 많이 하는 걸까. 이에 대해 박종진 앵커의 역할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박종진 앵커가 직설적이고 공격적으로 진행을 하다 보니 패널들이 자극적인 발언으로 답하거나 논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종진 앵커는 <쾌도난마>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대본대로 진행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작가한테 매일같이 잔소리를 듣는다. 기껏 힘들게 대본 짜 줬는데 방송 진행은 자기 멋대로 하니까 그럴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나는 또라이 기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건사고와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 지극히 정상적인 범주에서만 방송을 진행한다면 출연자들은 결코 비밀을 털어놓지 않는다. ‘또라이’적 기질을 갖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뭐가 터져도 터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종진 앵커는 MBN에서 일했을 당시 직설적인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2010년 4월 <MBN 오늘>을 진행할 때 검찰이 향응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검찰이 잘못했죠. 얻어먹은 것 잘못했습니다. 그런데 사준 그 사람이 더 괘씸한 것 아니냐”며 “사실은 이 사람이 더 나쁜 사람이다”고 비판한 뒤 검찰이 후속 조치를 빠르게 취했다며 검찰을 칭찬했다. 당시 박 앵커의 발언에 대해 누리꾼들은 비리를 저지른 검찰 대신 제보자를 흠집 내더니 오히려 검찰을 칭찬하며 뉴스를 마무리했다고 비판했다.

보수매체서도 진행방식 이의제기해

같은 해 10월 <MBN 오늘>에 하태경 열린북한방송대표가 출연한 적이 있다. 하 대표가 김정은 체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자 박 앵커는 “(그런 말 하면)목숨이 위태로울 것 같다” “국가로부터 보호는 받냐” “몸 조심 하라”는 발언을 해 무례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종편 방송에 비판적인 진보진영 뿐만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박종진 앵커의 진행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적이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다루는 방송이 문제였다.

박 앵커는 이날 방송에서 패널의 의견을 잘 듣지 않고 “지도층 자녀일수록 그러면 안 되죠. 지도층 자녀인데 아들 둘이 체중미달, 통풍이라는 건데 이해가 좀 안가는 부분이 있죠”, “상식적으로 체중미달은 정말 못 먹은 사람인데, 그래도 사회지도층 자녀분인데 못 먹어 체중미달로 안 간 게 국민정서에 (맞나)” 등 자신의 의견을 지나치게 개진했다.

패널이 반론을 제기하자 말을 끊으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보수 인터넷매체인 <빅뉴스>는 “박 앵커가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의혹들에 대해 단정 짓는 듯 얘기하거나 자신의 주관을 앞세워 초대된 패널보다도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거나 중간에 자주 끊는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오래 출입해 두려움 없다”

박종진 앵커는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내가 청와대 출입을 오래해서 그런지 두려워하는 게 없고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며 “원래 방송이 조심하고 신중해야 하는 거지만, 내가 다른 분위기의 방송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앞으로도 계속 솔직하고 용기 있게 방송하고 싶다. 내 스타일이 그런 걸 어떻게 하겠는가. 내 팬들은 시원하다는 평가를 많이 해줘서 격려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진 앵커의 문제라기보다 시청률을 높이려는 프로그램 차원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방심위 장낙인 위원은 “(박 앵커가) 애드립으로 진행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대본이 있고 질문지를 만드는 과정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내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있어서 그렇게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런 식으로 자극적인 방송이 나가야 시청률이 오르는 것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전재>

‘최일구의 끝장토론’ 이어 SNL코리아도 위축 움직임

‘대기업 방송’에서 정치시사 풍자 프로그램 제작은 불가능한 것인가. 최근 검찰이 CJ그룹과 이재현 회장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면서 CJ E&M의 tvN을 두고 방송계에서 회자되는 얘기다.

실제 tvN은 지난 29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 예정이었던 <최일구의 끝장토론>을 잠정 연기했다. 또 지난주엔 정치풍자로 인기를 끌었던 <SNL코리아> ‘글로벌 텔레토비’도 갑작스레 방송을 하지 않았다. 방송계에선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의 시위와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 등으로 부담을 느낀 tvN이 정치시사 관련 아이템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tvN은 최근 사태와 관련해선 철저히 ‘노코멘트’ 입장이다. ‘글로벌 텔레토비’ 불방과 관련, tvN 측은 “그 문제와 관련해선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tvN 안팎에선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CJ에 대해 ‘싹쓸이’ 수준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회비판적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불방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일부 보수 인터넷매체는 최근 tvN <SNL코리아>가 ‘CJ 검찰수사’에 대해선 침묵한다며 tvN을 비판하기도 했다. tvN 관계자는 “‘SNL코리아’는 물론이고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최근 상황에 상당한 부담과 위축을 느끼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여러 사정을 감안한 tvN측이 방송내용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걸러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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