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취업난이 계속해서 해소될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3D업종을 중심으로 업체들이 구인난을 겪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으로 소위 회사로부터 ‘등돌림’을 당했거나 그 모습을 지켜본 노동자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헌신을 중시하던 ‘평생직장’ 이란 말은 잊은지 오래다. 때문에 좋은 조건만 나타나면 이직을 해버리는 ‘메뚜기 취업’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충북도와 노동부가 주최하고 청주지방노동사무소, 청주상공회의소가 공동주관하는 ‘ 2001년 구인구직 만남의 장’ 이 지난 10월 30일 청주기능대학 대강당에서 개최 돼 관심을 끌었다. 구인·구직 만남의 장이기도 했지만 구직자와 구인업체의 기대치가 서로 얼마나 다른가를 확인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구인 업체는 총 121개 업체로 이중 62개 업체가 행사장에서 직접 면접을 치렀으며 59개 업체는 행사장의 게시판을 이용하여 구인광고를 냈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로 700여명의 실업자가 일자리를 얻을것 으로 당초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계시판 앞에 선 구직자들의 표정은 별로 달갑지 않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 구직자는 행사가 막 시작하자 마자 “도시영세민 최저임금도 안되는 걸 xx 뭐하러 붙여놔” 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자리를 뜨기도 해, 시작 부터 임금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20여개의 업체들이 월급 60만원대를 명시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총 참가업체의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구직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볼 때취업이후에도 저임금에 시달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임금이 낮게 명시된 업체는 상여금등이 누락되었거나 기본급만을 명시했기 때문” 이라는 설명과 “2층에 마련된 면접장에 가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는 설명으로 구직자들의 발길을 면접장으로 유도했다.
참가 업체들에 문의해본 결과 한 업체는 기본급 50만원만을 명시했기 때문이지 사실은 그것 보다 많으며, 또 한 업체는 인턴기간 3개월 동안만 60만원이며 그후에는 100만원정도 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또 게시판에 명시된 60만원은 기본급일 뿐이며 한달에 120~130만원 정도를 번다고 설명한 업체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구직자의 입맛에 맞을지는 의문이다. 초임의 경우 기업의 내규에 따르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찾기 어렵고 학력과 업종별로 차이가 커 판단이 쉽지는 않지만 구직자의 기대치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취업난 속에서도 구인난이 벌어지는 현상과 국내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은 우리나라 구직자들의 임금 기대치를 구인업체들이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노동의 가격 또한 너무 높아 업체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취업이후에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다른 직장을 알아보느니 차라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든지, 쉬는 한이 있더라도 소위 괜찮은 직장을 찾는 편이 낫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어 취업난 속 구인난은 한 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취업을 한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버리는 ‘메뚜기 취업’이 계속해서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 수는 5214명으로 이중에서 직접 면담을 거쳐 채용이 확정된 구직자는 133명. 향후 채용예상인원 168명등 총 301명직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행사장에 게시된 총 모집인원 700여명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어서 구인업체와 구직자의 눈높이가 크게 차이남을 말해주고 있다.
/곽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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