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람 부족의 삶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무탄트 메시지>

변지숙
iCOOP청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사무실 칠판에 오늘 하루도 일정이 빼곡하다. 늘 바쁜 일상에 쫓기다보니 아파트 앞마당에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이 왔음을 알려도 부산한 나의 마음은 잠시 잠깐 멈추어 들여다 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문득 ‘나는 지금, 행복할까? 바쁘게 보내는 일상은 과연 내가 바라고 원하는 삶일까?’ 가슴 속 질문이 봄아지랑이로 피어오른다.

때를 거슬러 2001년, 하루 24시간을 쪼개가며 최선의 삶을 살고 있다 자부하지만 점점 지쳐가던 즈음 유시민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밝힌 것처럼 ‘닥치는 대로’ 그저 열심히만 살며 세상을 바꾸고 싶다 외치던 시절에 나는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라는 부제가 붙은 말로 모건의 저서 <무탄트 메시지>를 만났다. 정신세계사 刊.

무탄트라는 말은 돌연변이라는 뜻으로 기본 구조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존재, 즉 돌연변이를 가리키는 말이라는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부족은 우리 문명인들을 가리켜 무탄트라고 부른단다. 참으로 명쾌하지 않은가? 바다와 강과 땅을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더럽히고 파헤치고, 더 많이 갖겠다고 서로 할퀴고 죽이고, 인간에게 가장 기본이고 소중한 먹을거리도 돈만 된다고 하면 독이라도 섞어 팔고 보는 문명인들은 그들의 시각으로 보면 돌연변이임이 틀림없어 보일 것이다.

미국인 의사 말로모건은 호주에 있는 보건사회센터에서 의료 활동을 하던 중 5만년의 역사를 가진 호주 원주민 부족중의 하나인 참사랑 부족의 초대를 받고 기꺼이 응한다. 참사랑 부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그는 우아한 정장으로 차려입고 화려한 상상을 했으나 정작 낡은 지프차를 타고 4시간동안 먼지 나는 사막을 달려 도착한 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영원히 바꾸어 놓을 원주민 부족을 만난다.

호주 사막지대를 여행하며 겪은 얘기들

참사람 부족은 그가 입고 있던 옷과 신용카드 액세서리를 다 벗으라고 한 다음, 그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그것들을 모두 모닥불 속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들과 같은 원주민용 천 조각을 나눠 주었다. 문명세계로 다시 돌아갈 방법이 없어진 그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며칠 동안의 여행이려니 생각하고 따라 나선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에 전혀 예정되지 않았던 사막여행을 맨발의 도보로 4개월 동안 하게 된다. 이 책은 그들과 함께 호주의 사막지대를 여행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참사람 부족의 삶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모두 일상의 행복을 바란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를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서 연대하고, 힘을 모은다. 그러나 나의 ‘오늘’안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바로 나와 당신, 우리를 잇는 ‘자연과 우주로부터 오는 생명에 대한 경외와 교감’이다.

세상을 보다 민주적인 사회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평등과 평화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나’자신부터 ‘행복’해져야한다. 내 마음의 밭을 갈고 닦는 일은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 아주 쉽다. 작은 노력과 수고, 집중이 필요할 뿐이다. 길가에 피어난 꽃들에게, 도시의 매연속에도 꿋꿋이 푸른잎을 틔우는 나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것부터 시작하자.

삶의 모든 것들을 자연에서 얻어 자연으로 되돌려 주면서 자신들의 죽음마저도 자연과 함께 하며 모든 순간 순간을 자연에 대한 감사의 의식으로 채우며 영적으로도 문명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초능력자 같은 일들을 생활의 일부처럼 행하는 참사랑부족을 보고 체험하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주와 자연이 우리 문명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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