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MBC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세 경기 만에 2승째를 올렸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류현진 선수의 활약으로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대박’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15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류현진 선수가 2승째를 거둔 지난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 시청률은 전국 기준 7.9%, 수도권 기준 9.1%을 기록했다. 류현진 선수가 등판한 세 경기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MBC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특별편성을 통해 이 경기를 생중계 방송했다.

▲ 4월14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류현진 선수는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6피안타, 3실점, 9탈삼진의 호투로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치른 3경기에서 모두 ‘퀼리티 스타트(QS)’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류현진 선수는 이날 9번 타자로 나서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MBC와 자회사인 MBC스포츠플러스는 지난 2012년 1월에 메이저리그 3년치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때는 류현진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는 물론, 선수의 진출 의지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던 때였다. 업계에서는 MBC가 비교적 저렴한 금액인 400만달러(약 45억원)를 지불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찬호 선수 MLB활약 당시 중계권료가 1000만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했다.

MBC 편성국 관계자는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미리 중계권 계약을 타진했던 것이고, (류현진 선수의 진출은) 염두에 안 뒀던 상황”이라며 “당시에는 타게팅이 없던 상황이어서, 아무래도 그런 게 중계권료 가격에 반영이 됐다”고 말했다.

류현진 선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MBC는 공격적인 편성에 나서고 있다. 편성국 관계자는 “올해는 기본적으로 류현진 선수가 출전하는 전 경기를 지상파에서 중계하는 걸 기본 계획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동시 생중계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 관계자는 “방송 시간대가 프라임타임은 아니어서 시청률이나 광고 면에서 (평소와) 현격한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지상파의 한 관계자는 “시간대가 그렇다 하더라도 특판(특별판매)이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며 “광고시장이 뻔한 상황에서 MBC가 가져가면 나머지는 없다. 괜히 우는 소리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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