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야기 <엘리자베스 1세>와 유혹을 다양하게 접근한 <유혹의 기술>

이화정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센터장

사회복지학도에게 영국의 1601년은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최초의 법이자 복지국가를 향한 국가 개입의 전조로서 평가되는 ‘엘리자베스 구빈법’이 갖는 의의 때문이다. 그에 대한 나의 관심은 학문적 관심에서 시작된 어리석은 접근이었다.

엘리슨 위어의 <엘리자베스 1세>라는 방대한 책은 결혼 하지 않은 여성의 불안정한 위치에서 영국이라는 나라를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거듭 나게 한 여왕의 정치적 고뇌와 삶이 있기에 인간적 배움이 컸다. 이 책은 사방 팔방에서 그에게 들이대는 ‘정략적 국혼’ 요청을 오히려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며 권력을 조롱하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잉글랜드인다운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의 초상화는 화려한 보석장식과 다소 과장된 드레스 그리고 납처럼 희다 못해 파란 얼굴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정도의 기억밖에 없었다. 친부는 6명의 여인들과 치명적인 사랑과 결별을 했던 바람둥이 헨리 8세였고, 어머니 또한 헨리8세와 결혼을 했지만 겨우 1000일동안의 여왕자리를 끝으로 남편에게 사형을 당한 ‘천일의 앤’이 바로 그녀의 생모이다.

그뿐인가. 그의 이복언니는 세계 10대 악녀로 꼽힐 정도로 수많은 살생과 악행을 저지른 ‘피의 메리’이다. 지금 시대에 해석해보면 참으로 우울하기 그지없는 가족사이다. 그러나 그는 25세에 왕위에 즉위하기 전까지도 암울하고 억울한 상황속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는 시기를 기다리며 자기준비를 철저히 했던 인간승리의 획을 긋는 여인이었다.

그는 책에서 여러 형태로 설명되고 있지만 내가 관심 갖는 그의 부연설명의 글은 이렇다. “행동거지는 늘 품위 있고 위풍당당했으나 아울러 자만심이 강하고 괴팍스럽고 안하무인이고 변덕스럽고 거만하기 짝이 없는 여성, 악의 섞인 농담, 가시돋힌 말을 서슴없이 내뱉기는 해 필요할 경우 특히 노약자, 가족을 여윈 유족, 큰일을 겪은 이들을 보면 따뜻한 정을 베풀 줄 알았다.” 그의 성품을 몇 마디로 정의하기엔 복잡하고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묘사되어 있어 기억에 남는다. 그의 인간 면면에는 과거 트라우마가 승화되어 있기에 대단해보인다 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버진 퀸을 선언했다. 나라와 결혼하였다는 선언과 함께 자신만의 왕권을 공고히 하면서 국력을 키워나갔음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식민지를 늘려나가면서 대영제국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그를 ‘훌륭한 여왕 베스’라는 별명으로 부를 정도로 지지도가 높았다.

25세에 즉위하여 수많은 풍파와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그가 지켜냈던 몇 가지 행함의 조건이 있었다. 듣되 말하지 않고, 적을 만들지 않고, 남의 눈에 띄지 않게라는 삼불(三不)과 조용히 지내고, 친구를 많이 만드는 이행(二行)의 생존전략이 그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부드러움과 약함이 어느 것보다 강하다는 실증의 역사를 산 잉글랜드에서 가장 잉글랜드인 다운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로버트 그린의 <유혹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 권력을 경영하는 48가지 법칙, 유혹의 기술, 전쟁의 기술을 통해 역사상 가장 뛰어난 유혹자들의 기록과 행적에 근거를 두고 세상의 모든 것은 유혹으로 통한다는 머리말을 시작으로 유혹의 기술과 전략에 관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남녀관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심리적인 기술인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관심을 갖는 부분은 정치적인 유혹 부분이다. 유혹하려는 대상이 어떤 유형인지를 파악한 뒤 그에 맞는 구체적인 유혹의 전략과 전술을 숙지하도록 저술되어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엘리자베스 1세가 생각난 것은 무슨 연유일까.

상대방의 유형을 파악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피게 되는 것이고, 살핀 유형을 분류하여 전략을 수립 한다는 것은 정립할 수 있는 나의 기본적 토대가 있어야 가능하게 될 것이다. 즉, 상대를 정확히 알아야 시작되는 것이다. 요즘 정책의 기본관점인 ‘맞춤형’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엘리자베스 1세의 정치적 숙명과 유형을 연관해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신간소개

퀸 엘리자베스
샐리 베덜 스미스/ 알에이치코리아/ 3만5000원

금발의 소녀 엘리자베스가 은발의 여왕이 되어 반세기가 넘도록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생애 대부분을 여왕으로 살며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지도자인 엘리자베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는 어떤 의미를 입고 먹고 마시는가
인터브랜드/ 세종서적/ 2만5000원

브랜드가 세상을 바꾼다! 고객의,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세상에 없던 보는 경제전망서 1984년 세계 최초로 브랜드 가치평가를 실시한 인터브랜드는 오늘날까지 5000여 개의 브랜드 가치평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수많은 브랜드 및 마케팅 랭킹 중에 최고의 신뢰와 권위를 자랑한다. 인터브랜드는 브랜드들의 한 해 동안의 성과와 가치평가, 그리고 앞으로의 성장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 여타의 브랜드 및 마케팅 관련 랭킹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아포리아/ 1만5000원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와 내놓은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의 변화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하면서 한 걸음 앞서 시대와 삶의 과제를 고민해 왔던 유시민이 정치시장을 떠나 지식시장으로 복귀하여 내놓은 첫 책이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도덕을 설교하거나 당위를 주장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로세우기 위한 사상이나 이론을 설파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드러내 놓고 비판하거나 위로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영풍문고 주간베스트셀러
(집계기간 2013. 2. 25~2013. 3. 3)

1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쌤앤파커스/ 1만4000원
2위 메이플스토리56-오프라인RPG
송도수,서정은/ 서울문화사(주)/ 8900원
3위 김미경의드림온(DREAM ON)
김미경/ 쌤앤파커스/ 1만5000원
4위 꾸뻬씨의행복여행
프랑수아를로르/ 오래된미래/ 1만3500원
5위 나미야잡화점의기적
히가시노게이고/ 현대문학㈜/ 1만4800원
6위 나는다만조금느릴뿐이다
강세형/ 쌤앤파커스/ 1만4000원
7위 습관의힘
찰스두히그/ 갤리온/ 1만6000원
8위 언니의독설(흔들리는30대를위한)(2판)
김미경/ 21세기북스/ 1만6000원
9위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김난도/ 오우아/ 1만4000원
10위 어떻게살것인가
유시민/ 아포리아/ 1만5000원 (저자/출판사/정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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