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水原 신입사원 65%, 산업銀 50% 지방대 출신 채용
삼성 SK 이력서에 출신대학 배제···“자격지심부터 극복해라”

아직까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공기업과 기업들 가운데 지방대생 출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장벽을 걷어내려는 움직임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고 있다.

전국에 사업장을 둔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신입 사원 가운데 65%를 지방대 출신으로 뽑았다. 또 지난 7년간 지방대생을 49명 뽑은 산업은행도 지난해 ‘지역 차별 폐지’를 내걸고 대졸 신입 행원 100명 가운데 50명을 지방대 출신으로 채용해 공기업으로서 좋은 사례를 남기고 있으며 지방대생들에게 ‘꿈과 희망의 은행’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는 학력 아닌 실력으로

삼성과 SK 또한 최근에는 이력서에 출신대학을 가리고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SK 자회사 에스엔에스 경우에는 이 기업 내에 전국 150개 대학 출신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여러 공기업과 대기업에서 학력차별 없이 다양하게 직원들을 뽑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김범종 서원대 인재개발처장은 “지방대학 출신이라 취업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자격지심이 있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며 “무엇보다 개인 스스로가 여러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력을 키울 것”을 취업 준비생들에게 주문한다.

도내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이력서를 작성하는 취업 준비생들.

기업들 가운데 몇% 이상을 지방대 출신으로 뽑겠다고 정해서 선발하는 곳은 아직까지 다수보다 소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거보다는 분명 ‘학력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적 분위기로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원 선발 후 업무 평가·승진에서는 훨씬 차별이 덜해진 점도 희망을 갖게 하는 점으로 볼 수 있다. 연 매출 26조원을 올리는 삼성그룹 내 최대 금융 계열사 삼성생명. 이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는 바로 도내 실업고(청주상고)와 지방대(청주대)를 졸업한 박근희 사장이다. 삼성그룹이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서 새롭게 CEO가 된 윤진혁 에스원(보안업체) 사장도 부산공고와 부산대를 졸업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 인원은 “과거와는 달리 직원을 평가할 때 출신 배경보다는 실력이나 성실함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 사업장이나 공장을 둔 기업을 지원하는 경우라면 현지에 연고를 가진 지방대생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편 도내 지방대 취업 관계자들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무엇보다 자신의 실력을 키울 것과 함께 대기업만이 아닌 지방 중소기업에도 눈을 돌려 볼 것을 제안한다. 중소 기업에서 대학에 취업준비생들 가운데 함께 근무할 사람을 요청해도 서로 매칭이 안 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김 처장은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고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기업에서 원해서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을 보냈는데 10명 중 5명은 얼마 안 돼 그만두고, 거꾸로 기업에서 10명 가운데 3명은 돌려 보낸다”면서 "하지만 학생이 그만 두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더 많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 준비생들의 희망 연봉과 근무여건에 대한 기대 차이가 커서 발생하는 일이다. 

중소기업에도 눈을 돌려라 

권양상 청주대 취업지원팀 과장은 “최근 박근혜 당선인께서 대기업 회장단이 중소기업 회장단을 먼저 만났다. 그만큼 앞으로 중소기업을 더욱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과장 "취업 준비생들이 대기업만 선호하는 것이 아닌 견실한 중견중소기업 등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최선을 다해 일해 보는 것 또한 좋은 취업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눈높이를 낮추고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 최선이 무엇인지 찾아보라는 것이다.

충북대 종합인력개발원 한 관계자는 “대학을 졸업하면 어느 기업에 연봉이 얼마내고 묻는 취업 준비생들이 많다”면서 “연봉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비전과 환경을 보고 일할 곳을 정했으면 한다. 대기업에 낙방하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졸업생들도 많은데, 공무원 시험도 기업체 들어가는 것만큼 무척 어려운 것 또한 취업 준비생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해당학교 취업 준비생들의 취업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이들은 정부와 기업들에게도 몇 가지를 요청했다. 권양상 청주대 취업지원팀 과장은 지방대생들이 취업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지방할당제가 있었으면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고, 김범종 서원대 인재개발처장은 중소 기업에서 인력 수요에 대한 정확한 요청 사항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를 당부했다.

도내 주요 대학들, 취업 준비생들 위해 어떤 것들 시행하나

충大, 각종 프로그램 시행으로 전국 거점 국립 대학교서 3위
청大, 3학년 2학기 직무캠프, 4학년 1학기 취업캠프 시행
서원大, 모든 학생에 대한 취업정보DB로 맞춤형 취업 정보 제공

충북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8월 23일 발표한 '2012년 6월 1일 기준 건강보험DB 취업률 통계조사'에서 55.1%의 취업률을 달성하며 전국 거점 국립 대학교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 뒤에는 학과 및 단과대학에 특성에 맞는 취업특화 프로그램, 취업동아리 지원 프로그램, 공공부문 취업 프로그램, 교수와 학생들이 동행하는 기업탐방 프로그램, 졸업생 및 졸업예자를 대상으로 한 취업교육 프로그램, 취업특강 등이 그 역할을 다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청주대는 3학년에 접어든 학생들이 2학기에 접어들면 신청자에 한 해 두 번에 걸쳐 직무캠프를 시행하고 있다. 취업 관계자에 따르면 취업 대상자 전체 중 절반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직무 캠프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또 지난해부터 4학년 1학기 때 실시되는 취업캠프도 시작했다. 관계자는 하루 12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캠프를 실시하며 기업에 제출할 자기소개서 쓰는 법, 면접 스킬 등을 알려주며 학생 전원이 함께 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특징이라 자랑했다.

서원대는 지방 중소기업에서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취업 준비생을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졸업생 가운데 연고 중심으로 취업 성사 전략을 취하고 있다. 관계자는 졸업생들 가운데 수도권으로 올라간다고 하는 이들을 설득에 지역 일꾼으로 일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원대만이 가지고 있는 모든 학생에 대한 취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이것을 가지고 맞춤형 취업을 제안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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