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출원하고 저작권 대리 중개업 공식 허가 받은 도독코리아

비행기에 장착되어 사고 시 원인을 밝혀내는 장비였던, 사건 사고의 일등 해결사 블랙박스. 최근에는 블랙박스가 차량용으로 많이 확산되면서 때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교통사고 현장에서 유일한 단서가 되고 있다. 이런 교통사고 영상을 온라인상에서 거래하는 벤처 회사가 있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서울권이 아닌 충북 도내에서 순수하게 시작한 향토회사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청주대학교 미래창조관에 사무실이 있는 (주)도독코리아(http://www.dodok.co.kr)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는 블랙박스 영상 매매를 통해서라도 목격자를 찾았으면 하는 피해자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일종의 블랙박스 영상 오픈 마켓이라 할 수 있다.

▲ 이문훈 (주)도독코리아 대표이사가 1월 28일 오후 자신의 회사 사무실에서 교통사고 영상을 잘 관찰하고 관리하겠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 이제는 판매시대

이 회사는 영상거래 서비스 제공방법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저작권 대리 중개업을 공식허가 받았다. 최근에는 방송국이나 케이블TV 홈쇼핑에 중개를 하고 블랙박스 영상을 제공한 업체나 개인에게 저작료를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실제로 모 케이블TV 홈쇼핑에서는 교통사고 방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도독코리아에서 사고 동영상을 사서 영상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도독코리아는 사업을 시작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방송을 통해 회사가 널리 알려져 전국적으로 지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또 인터넷 사용자들이 교통사고 영상을 사이트에 올리는 것을 비롯해 택시업계와도 독점 계약을 맺는 등 다양한 교통사고 영상을 확보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문훈(34) 대표이사는 “매출과 지사 확장이 지속적으로 상승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사이트를 통해 영상을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이 꾸준하게 늘고 있기 때문에 시장성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서 판매되는 교통사고 현장 영상은 영상 품질이라든가 사고 규모에 따라서 최저가 1만원부터 60만원까지 책정이 되어 있다.

교통사고가 생겼을 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격자 및 증거확보다.  목격자는 영상을 이곳에 올리고 소정의 사례비도 받으며 무엇보다 귀찮은 일(?)이 없어 좋고, 피해자들은 힘들여서 고생하지 않고 이곳 사이트를 통해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목격자를 찾는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에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는 곳이라 해도 무방 할 듯하다.

교통사고 영상 판매, 경찰에게 오히려 도움?

하지만 사고 영상을 중개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거나 카파라치를 양산하고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만약 한 사고에 대해 다수가 제보를 한다면 피해자는 그중에 가장 저렴한 영상을 구매하면 되고, 불특정 장소가 아닌 교통사고 현장에서 영상을 담은 것이 카파라치나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보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오히려 경찰서나 관공서에서 교통사고 제보하는 것에 대해 시민포상금을 주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지만 저작권 대리중개업은 정부의 간섭 없이 피해자는 최소의 사례금만 있으면 되고, 사고 현장이 밝혀지면 가해자만 돈이 드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충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한 경찰 관계자는 이런 교통사고 중개업소가 있다는 것에 대해 반가운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인원이 한계가 있고 교통사고는 여기저기서 터지는 상황에서 과중한 업무에 자칫 소홀히 다룰 수 있는 것이 교통사고 사건”이라며 “이런 사이트에 결정적 단서가 손쉽게 올라온다면 오히려 업무에 도움이 되고 더 교통사고 사건에 집중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도, 향토기업에 관심 가져 주세요.”
[미니인터뷰] 이문훈 도독코리아 대표이사

문득 회사이름을 도독코리아로 지은 연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통틀어 거느리고 감독한다’는 뜻의 도독(都督). 이 대표는 “작년에 회사를 창립할 때,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독도 문제가 심각할 때였어요. 그래서 처음에 독도코리아라고 지으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식상하고 전투적(?)인 느낌이 든다고 해서 독도 글자를 뒤집어 도독의 사전 뜻을 찾아 봤는데 딱이더라구요~”(웃음)

이 대표는 모든 교통사고 영상을 통틀어 거느리고 감독하고자 하는 큰 꿈을 품고 있다. 특허까지 따 놓은 상태라 교통사고 영상 사이트는 어느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쉽게 말해 이 분야에 있어서는 이 대표가 100% 독점 할 수 있는 구조다.

도독코리아를 차리기 전까지 컴퓨터 수리 일을 했던 이 대표는 컴퓨터 수리 출장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도로에 걸린 ‘제보자를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지금도 TV 뉴스를 보다 보면 여러 아이디어가 넘쳐난다는 이 대표는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일에서 큰 아이템을 발견했다.

‘교통사고로 이렇게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때 떠오는 것이 이런 사건 사고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작업이었다. 단, 현수막이 아닌 영상으로 말이다. 처음에는 보다 정교한 블랙박스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이내 유사상품이 생길 것이라 간파하고 차라리 인터넷에 교통사고 영상 중개 사이트를 만들자는 것에 마음을 정했다.

아이템은 특출 났지만 모아 놓은 자금은 이미 거의 바닥이 났다. 그동안 이 사업에 쏟아 부은 사업비에만 지금까지 일해서 벌은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이제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활발히 거래가 되지는 않기에 답답함도 없지 않다.

하지만 긍지와 자부심도 있다. 한 교통사고 피해 당사자가 이런 사이트를 만들어준 이 대표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에 청와대에 이 사이트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관계 정부 기관과 충북도에 대해 섭섭한 마음도 내비쳤다.

“정말 피해자를 돕는 사이트입니다. 이런 사이트를 운영하는 향토회사가 전국단위로 클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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