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MBC를 보지 마십시오. 어쩌다 식당에서 MBC를 보더라도 뉴스를 반대로 이해하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이 MBC 뉴스의 편향‧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MBC는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이 발표한 ‘신 보도지침’ 이전부터 불공정했다”면서 “앞으로 일주일 동안 편파보도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은 이번 대선에서 장악된 언론의 부역행위를 잊으면 안 된다”면서 “돌을 던져 달라”고 말했다.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본부장, 간부 50여 명은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의 대선보도에 대해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정영하 위원장은 조문기 MBC 정치부 데스크(부장대우)가 정치부 기자들에게 보낸 글을 읽어나갔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조문기 부장대우는 지난 8일 “후보 행보 스트레이트 기사나 리포트 기사 작성 시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 경쟁 구도임을 유념해서 균형을 맞춰 써주시길…”, “안철수 전 후보는 이제 문 후보지지 유세원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과거 대선 후보 때처럼 중계 방송하듯 기사를 쓰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한광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를 박 후보 행보 기사에 중계 방송하듯 쓰지 않는 것과 똑같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현장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앞서 11일 MBC노조와 영상기자회는 각각 민실위보고서, 뉴스영상 모니터보고서를 내고 MBC 뉴스와 영상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편향성을 지적한 바 있다. (관련기사: 미디어오늘 12월 11일자 <너무한 MBC 뉴스화면, 문재인 후보 코닦는 모습>)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것이 대선 TV토론, 후보들 간 공방으로 알려지는 것이 지금의 언론 현실”이라면서 “언론이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데 유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현석 KBS 노조위원장은 최근 KBS의 이사회의 편집권 침해 행위를 규탄하면서 이길영 이사장 등에게 공정 보도를 훼손하려고 시도한 것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 4일 대선후보 검증 방송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KBS 기자들은 편집권 침해라며 제작거부를 결의하기도 했다.

이송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은 “언론이 대선에서조차 공정성을 읽고 진실을 보도하고 있지 않아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송 의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편향적인 언론으로 전락한 이 상황이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국민 호소문에서 “지난 5년, 간교한 정권은 언론 탄압과 동시에, 미디어 지형을 재편해 항구적인 정권 재창출을 꾀하고자 혈안이 됐다”면서 “1만 5천 전국의 언론노동자들은 이런 반민주 정권이 또다시 연장된다면 언론자유과 공정보도,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는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우리 사회의 결정적 변곡점이 될 이번 대선에서 지난 5년 언론장악, 그 유혈의 역사를 똑똑히 기억해 주시고 반드시 심판해 달라”면서 “언론장악 세력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오욕의 언론 역사를 씻고 독립 언론의 자유가 만개하는 새 역사를 써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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