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구도에선 개별지지도 앞서나 야권 단일화 땐 혼전
정수장학회 논란 등 역사의식 도마에··· 지지자들 ‘진땀’

세종시 완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충청권 여론조사에서 줄곧 독보적으로 우위를 선점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지지도가 흔들리고 있다. 중앙정부 중심의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충청권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며 압도적 지지를 받아왔던 박 후보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혁당 사건, 정수장학회 논란 등 역사의식마저 도마에 올라 박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은 더욱 진땀을 빼고 있다. 충청 민심은 ‘대선 표심의 바로미터’, ‘대선 동향의 리트머스 실험지’, ‘대선 승리의 캐스팅보트’ 등으로 불리며 대선 향배를 평가하는 가늠자가 되고 있기에 새누리당 중앙당에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달 초 청주KBS가 내놓은 ‘청주 KBS대선 기획 1차 여론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대선 다자 대결 구도에서의 지지도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38.5%로, 무소속 안철수 무소속 후보(22.3%),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15.5%)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의 강지원, 심상정, 이정희 후보들은 1% 미만의 지지도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개별 지지도에서는 박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두 달도 채 안 된 대선을 앞두고 현재 야권 단일화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도를 합칠 경우 37.8%까지 나와 박 후보의 지지도와 비슷한 수준까지 다가선다.

이는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절대적인 박 후보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으로까지 해석할 수 있다. 또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무응답이 22%나 존재하고 있어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대선의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17대 대선, 북부 이명박 후보 강세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50대 이상에서는 박 후보를 높게 지지하고 있었고, 40대 이하는 대체적으로 안 후보와 문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KBS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동안 충북지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유선전화 무작위 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다.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지역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경부운하의 장미 빛 미래를 내다봤었다. 그래서 경부운하의 수혜지역이라 할 수 있는 충북 북부지역의 민심은 확실하게 당시 이명박 당선자에게로 쏠렸다. 이 당선자가 충북에서 전국 평균 48.76%보다 낮은 41.58%의 득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충주, 제천, 단양 등 경부운하의 직·간접적 수혜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이다.

실제로 이 당선자는 충주 47.97%, 제천 46.55%, 단양 43.92% 등 도내 상위 3개 시·군에서 전국 득표율에 필적할만한 표심을 얻었다. 이들 3개 시군에서 얻은 득표수는 충북 전체 득표의 28.8%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하위 3개 시·군에 해당하는 옥천(34.01%), 보은 (35.09%), 증평(36.56%)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특히 보은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얻은 35.59%보다도 밀리는 상황도 초래됐었다.

지난 대선에서 북부지역의 민심을 사로잡은 경부운하 공약은 선거 이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탄력을 더해가는 것만 같았다. 지난 대선의 화두가 오직 ‘경제’로 집약됐던 만큼 대규모 토목공사에 따른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심리가 서서히 유포되고 있었던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 한반도대운하 TF팀 상임고문이었던 이재오 의원은 충북과 경북의 경계인 문경새재 조령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겠지만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었다.

이규석 새누리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은 당시 “국민들이 오랜 경제침체에 지쳐있는 상황에서 경부운하는 건설경기 부양, 고용창출, 관광활성화 등 다양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민자 유치로 재원을 해결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주는 부담도 없어 선거 이후에는 공감하는 쪽으로 여론이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하며 “임기 내에 운하를 성공적으로 완공할 경우 차기 정권의 향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당시 충주가 지역구였던 민주신당의 이시종 의원(현 충북도지사)도 “솔직히 지역주민들이 경부운하에 쏙 빠져있다.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이를 무기로 적극 공격해 올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서가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용역 검토된 자료도 없는 만큼 경제성, 안전성, 환경영향 등에 대한 정확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충주지역만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부운하는 선거 당시 보수언론까지 나서서 뜯어말릴 정도로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공약으로 결국 당시 한 여권 관계자의 예언대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 드러난 허니문으로 최대의 실정으로 평가”되고 말았다.    

18대 대선, 남부 박근혜 후보 강력 지지

이번 18대 대선 여론조사를 참조해보면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충주, 제천, 북부 지역민들의 민심이 17대 득표율과 비교해 상당히 등을 돌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수층이 강한 지역으로 여전히 보수여당을 강력하게 지지하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지난 대선과 비교해보면 지지율이 많이 하락했다. 경부운하의 직·간접적 수혜지역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했지만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 있는 지역 경제를 보며 현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보은, 옥천, 영동 등 남부 3군 지역은 충주, 제천, 북부 지역 뿐만 아니라 충북 도내 전체 지지율과 비교해 보아도 박 후보가 안 후보, 문 후보의 지지가 약한 것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부 3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용희 의원의 정계은퇴와 옥천에 있는 박 후보의 외가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도내 대표적 친박인사라고 할 수 있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은 “충주, 제천, 단양 등 북부 지역민들은 현 정부로부터 소외되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며 현 정부에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없어서 지지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올해부터 물길 100리 르네상스 사업, 요트 접안 시설 등 중부 관광 개발이 시작된다. 앞으로 이런 사업들에 대해 지역민들에게 홍보를 많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북부보다 남부3군에서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박 후보의 외가가 그곳에 있어서 기대하는 것도 있고 이번 총선으로 국회의원이 바뀌면서 지역 변화를 기대하는 민심이 반영 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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