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도 통합운동할 때 시내버스·택시요금 단일화로 주민마음 움직여… 98년 통합시 출범

약속대로 지난 21일부터 청주·청원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가 시행됐다. 이제 시내버스에 관한 한 양 지역간을 구분짓는 선은 없어졌다. 이로 인해 청원군민들도 청주까지 오는데 현금 1150원, 카드 1050원만 내면 된다. 과거에는 미원까지 현금 2900원, 카드 2800원이 들어갔다. 만일 현금으로 청주-미원간 왕복 시내버스를 타면 전보다 3500원을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개폐막 창작공연 ‘바다의 소녀’. 사진=여수세계박람회 홈페이지.

청원군민들은 대부분 청주시내로 나와 일을 본다. 육거리시장에서 반찬거리를 사고, 시내 병원에 와서 진료를 받고, 성안길에 와서 옷이나 신발 등을 산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이든 버스로 몇 분만 오면 시내에 당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청주로 나온다. 영화관·공연장·도서관·서점 그외 문화예술시설들도 청주에 밀집돼 있어 이 곳을 이용한다. 학생들 또한 청주시내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군민들의 시내버스 요금 대폭 인하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수시·여천시·여천군 3여 통합으로 지난 98년 통합시를 출범시킨 여수시도 시내버스와 택시요금 단일화로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통합운동을 하던 단체에서는 당시 최고 2000원까지 내던 버스 요금이 단일화로 600원이 된다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가장 피부에 와닿는 대중교통 요금 인하를 환영했고,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 통합으로 이어졌다. 이는 지난 2005년 3여통합 사례를 취재하기 위해 여수시를 방문했을 때 한창진 ‘3여 통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책위원장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여수시도 통합에 세 번 실패하고 네 번째 성공했다. 올해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통합 이후 커진 위상 덕이다. 3여가 따로 따로 있을 때는 전라남도 내에서도 별로 힘이 없었으나 뭉치면서 전남 제1의 도시로 급부상했다.

인구·규모·예산면에서 제1의 도시였던 목포시를 제친 것이다. 당시 김충석 여수시장은 “여수시가 국제해양관광도시를 꿈꿀 수 있는 것은 통합 이후 힘이 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여수가 국제대회를 치를 만큼 커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청원군 주민 중 통합반대론자들은 통합해봐야 군 지역으로 있던 곳은 소외만 당할 것이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전파한다. 그러나 여수시는 통합 후 농어촌지역 지원과 혜택을 늘렸다.

통합돼도 읍·면 조직은 살아있어 농어촌개발사업비와 각종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오히려 농산물을 생산·판매하는 체계를 갖춰 더 좋아졌다고 여수시민들은 말했다. 도시의 무게중심이 여천시로 옮겨가 과거 여수시보다 더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통합 반대론자들은 여수시를 가보면 알 것이다.

청주·청원 주민들은 오는 6월 말 통합 주민투표를 한다. 통합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통합의 필요성은 많이 인식됐다. 양 지역이 통합하면 인구 83만명에 넓은 면적을 가진 도시로 태어난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통합 후의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양 지자체는 통합시에 어떤 소프트웨어를 담고 어떤 도시를 지향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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