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군, 이산화탄소 배출 줄여 수암골에 나무 심어
청주충북환경련, 지구를 살리는 초록생활 10계명 발표

일반인들의 하루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6kg이다. 제천 간디학교 3학년인 김범수(19)군은 지난 3월을 ‘이산화탄소 없는 한 달’로 정하고 일상생활에서 탄소 줄이기를 실천했다. 하루 평균 6kg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고등학교 밴드에서 활동하는 범수 군의 탄소 줄이기 운동은 ‘딴따라 범수의 탄소 발자국 일기’라는 제목으로 청주충북환경련 페이스북에 고스란히 소개됐다. 일일 탄소배출량을 기록한 소소한 반성이 담긴 일기였다.

그 결과 탄소배출량을 한 달 동안 164kg을 줄였다. 이는 소나무 34그루를 심는 효과다. 탄소배출량 164kg은 얼마나 될까. 소고기 9kg이나 달걀 540알을 먹었을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맞먹는다. 물로 따지자면 냉수를 148시간(약 6일), 온수를 34시간 계속 틀어놨을 때의 탄소배출과 같은 양이다.

범수 군은 그 결과 이번 식목일에 수암골에 산벚나무 30그루와 매실나무 30그루를 심을 수 있었다. 탄소줄이기 운동은 네이버해피빈 모금 활동에 소개했고, 4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약 40만원을 후원해줘 나무를 살 수 있었다.

▲ 제천 간디학교 3학년인 김범수 군은 지난 3월을 ‘이산화탄소 없는 한 달’로 정하고 일상생활에서 탄소 줄이기를 실천했다. 그 결과 이번 식목일에 수암골에 산벚나무 30그루와 매실나무 30그루를 심을 수 있었다. 사진/육성준 기자

샤워는 줄이고 고기는 참고

한 달 동안 범수 군은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15분 동안 했던 샤워를 10분으로 줄였고, 텔레비전과 컴퓨터는 아예 집안에 들여놓지 않았다. 버스나 자동차를 타지 않았고, 자전거가 두 발이 돼줬다. 점심 도시락을 직접 싸서 다녔고, 쇼핑도 가급적이면 자제했다.

“기준을 정하는 게 중요한 데 저는 ‘모든 것에 대한 탄소 발자국’책과 그린스타트 사이트를 참고했어요. 고기 먹는 것 줄이고, 쇼핑 못하는 것 빼곤 크게 힘들지 않았어요. 한 달 동안 실천하다 보니 몸에 좀 밴 것 같아요. 또 탄소배출을 너무 많이 한 날은 왠지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요.”

외식을 할 경우 1000원을 지출하면 333g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본다. 집에서 조리할 때보다 배달비용, 재료 운반비용 등이 더해지기 때문에 배출량이 높다. 쇼핑도 마찬가지. 청바지와 카디건을 살 경우 약 7kg의 탄소가 배출된다.

그는 일상생활이 불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젝트 초반에는 아침에 일어나 밥 세끼를 짓고 쭉 보온 한 후 저녁 먹은 후에 끄는 것을 반복하는 패턴으로 살았어요. 그것만으로 충분히 이산화탄소를 줄인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밥 짓는 거와 밤에 밥 먹고 보온 계속하는 것(보온 8시간이면 504g이 나온다)과 별 반 차이가 없더라고요. 그 후론 아침에 밥을 한 후 일체 보온을 하지 않고 저녁에 살짝 데워서 먹었습니다.”

전국 최초 환경아이돌이라고?

싱어송라이터가 꿈인 범수 군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어서 좋고, 초록생활을 실천할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불렀다.

환경아이돌기획사 사장이라고 농담을 건네는 오경석 청주충북환경련 대안사회국장은 “전국 최초로 환경아이돌 키워도 불러주는 데가 많지 않네요. 적자에요. (웃음)”라고 말했다. 그는 “올 한해 청주충북환경련은 초록생활 10계명을 정하고 시민들과 회원들이 함께 실천행사를 펼칠 것입니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지구는 최악의 환경위기를 맞고 있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탄소감축을 실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탄소배출량 지속적으로 늘어

2010년 우리나라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3t으로 1990년 5.9t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양으로 독일(10t), 일본(9.2t), 영국(8.1t), 프랑스(5.9t)보다 2~7t이 많다. 빠르면 2017년, 늦어도 2020년경에는 미국의 1인당 배출량을 추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올해 내건 ‘초록생활 10계명’은 자전거타기, 고기 덜 먹기, 내 컵 쓰기, 쓰레기 없애기, 실내온도(여름철 26도, 겨울철 20도)유지하기, 지역농산물·친환경제품 구매하기, 내복입기, 플러그 뽑기 등이다. 오경석 국장은 “4월 21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성안길에서 ‘자전거 떼로 타기’ 행사를 벌일 예정이에요. 청주시민 100명이 참여해 철당간에서 육거리시장, 무심동로, 제2운천교, 시청, 상당공원, 도청을 거쳐 오는 코스로 캠페인을 벌일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환경운동이 그동안 굵직한 이슈와 정책의제 중심으로 싸웠다면 이제는 회원들과 시민들과의 공감대형성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운동을 펼쳐나갈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tip 일상생활에서 이산화탄소 줄이기
1. 보온밥솥에 밥을 정량으로 한다.
  
보온밥솥보다는 압력밥솥을 사용하면 가스 사용 시간이 줄어든다.
2. 샤워시간을 5분 줄인다.
3. 빨래를 모아서 돌리 돼 ‘건조버튼’은 사용하지 않는다.
4. 플러그를 항시 빼놓는다. 멀티탭을 사용하면 대기전력 시간을 줄일 수 있다.
5. 일주일에 한번 버스나 자전거,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자.
6. 외식을 자제하고 도시락을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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