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국 부장 4명 보직사퇴 방송차질 불가피

MBC 예능국 부장들이 집단으로 보직을 사퇴했다. 예능 보직부장들이 집단으로 보직을 사퇴한 것은 MBC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예능 보직부장들의 사퇴로 '무한도전' 등의 장기 결방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 파행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권석 예능1부장, 조희진 예능2부장, 사화경 예능3부장, 이민호 기획제작2부장 등 예능본부 보직 부장 4명은 파업 56일째인 지난 25일 사내 인트라넷에 글을 올려 "사장과 방문진도 진심어린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예능 부장들은 더 이상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며 보직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파업 이후에도 제작 현장을 지켜왔던 것은 "예능 프로그램들의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함이었다"면서 "하지만 파업 9주째를 맞으면서 이제 더 이상의 기다림도 소용이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예능본부에선 노조에 가입한 예능 PD 전원이 파업에 적극 참여해 왔으나, 보직 부장 등이 대신 제작을 맡으면서 '무한도전' 등 일부를 제외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정상 방송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보직 부장들마저 집단 사퇴함에 따라 '세바퀴', '놀러와', '황금어장' 등의 프로그램도 결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와 스튜디오 예능 프로그램 등 외주제작물로 간신히 버텨왔던 MBC 편성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철 사장은 파업이 장기화되자 지난 18일부터 주말 대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우리들의 일밤'을 외주제작으로 전환하며 맞대응했지만, 2주간 시청률이 1~2%대에 머물며 '종편 시청률'이란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한편 이번 보직 부장 사퇴에는 편성국의 김학영 편성기획부장과 광고국 진종재 광고영업부장도 동참했다.

이로써 보직 부국장과 보직 부장, 앵커 등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을 사퇴한 간부들은 30여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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