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탈 수 있는 겨울이 기다려져요”

지난 9일, 충주 수안보 (주)사조마을 스키리조트에선 충청북도교육청과 충청북도스키협회가 주최하고 충청북도체육회와 (주)사조마을이 후원한 제 23회 충청북도교육감기 및 제 24회 충청북도스키협회장배 스키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제 9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예선전을 겸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중에 눈에 띄는 선수 형제가 있었다. 스노보드대회전에 출전한 강민구(주성중 3), 강윤구(청주중 1) 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 이 대회 중등부 3명의 선수 중에 두 명이 형제인 것이다.

두 형제는 아버지 강호정(47)씨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겨울 스포츠로 스키를 선택한 것이 계기가 되어 스노보드와 인연을 맺게 됐다. 두 형제의 부모는 스키 타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형제는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 스노보드를 선택했다.

강씨는 “어릴 적 내가 못해 본 것을 자식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가지는 인지상정 마음일 것"이라며 "텔레비전에서만 나오는 것을 내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대회라는 것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 형 강민구 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두 형제 레슨비에 해마다 아이들이 커나갈 때마다 장비들도 바꿔줘야 했다. 그나마 충북스키협회에 가입되어 있어서 사조마을을 이용할 때 50% 할인을 받지만, 타지역에서는 비싼 이용료를 지불해야 했다.

비용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강씨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지만 자식들이 즐겁게 배우고 있어서 좋다. 스키장을 오가며 아이들과 그동안 집에서 나누지 못한 이야기도 적게라도 나눌 수 있어서 좋고, 아이들이 스노보드를 타며 가슴도 넓어지고 베짱도 커지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답했다.

두 형제의 엄마 최동주(40)씨도 강씨의 말에 한마디 거들었다.

“아이들 아빠가 평소에는 엄격하기도 한데, 아이들에게 뭔가를 만들어주려 하고 여러 방면에서 아빠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요즘 아이들이 게임만 하고 그러는데, 스노보드를 타며 건강도 챙기고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부모가 원하지만 자녀들이 관심이 없었다면 의미 없는 일. 하지만 민구 군과 윤구 군도 요즘 스노보드의 매력에 푹 빠졌다. 프리스타일을 타고 있었던 민구군은 이전과는 내려오는 속도를 비교 할 수 없는 알파인으로 최근 종목을 바꿨다.

교육감기 대회에서 벌써 2번 금메달을 딴 바 있는 민구 군은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면 짜릿하고 시원하다. 넘어지면 뼈하나 부러질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에 전국대회에 출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동생 강윤구 군.
엄마 최씨는 큰 아들이 다칠까 걱정하는 반면 민구군의 눈빛에서는 새로운 것을 열심히 배우겠다는 설렘과 다짐이 반짝거렸다.

동생 윤구 군의 경쟁 상대는 형 민구 군이다. 어떻게든 형을 이겨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같은 레슨을 받을 때도 형보다 더욱 열심히 받는다며 엄마 최씨는 웃으며 귀띔했다. 윤구 군은 "형처럼 처음 배울 때 다리에 힘이 없거나 그러지 않았다. 스노보드를 하면서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이들 형제는 학교에서 공부도 상위권이다. 공부할 때 최선을 다하고 놀 때도 최선을 다해 논다. 스노보드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기회가 생겨 프로 선수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평생을 선수로 보내고 싶은 마음은 두 형제도 그들의 부모도 없었다.

그저 스노보드란 스포츠를 통해 가족간에 더욱 화목해 졌다. 이들 가족은 이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바탕으로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있었다.  두 형제에게 아쉬움이 있다면 이렇게 좋은 스포츠에 함께 출전하는 학생들이 적다는 것이다.

도내에서 야구 같은 종목은 지원이 많은 반면 동계스포츠 종목은 다른 도에 비해 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충북은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2년 연속으로 종합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 지난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도 금메달 4개, 은메달 5개, 동메달 3개를 흭득하면서 종합 9위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두 형제의 엄마 최동주씨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

“겨울 스포츠가 참 유익한 데. 선수층이 굉장히 얇다. 우리나라는 비인기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겨울스포츠 선수로 성공하기 힘든 것 같다. 동계올림픽 몇 종목을 빼고는 금메달을 딴 사람까지 모두 다른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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