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재활용센터 지자체 최초 필리핀 수출 시작

"지자체가 위탁한 재활용센터로는 전국 최초로 중고품 수출을 시작해 이젠 궤도에 올려 놓았지요. 주부들은 배출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어 좋고, 국가적으로는 외화벌이와 폐기비용 절감 효과를 거둬 재활용은 1석3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예술입니다."

청주시재활용(3R)센터 박흥규 대표(56)는 요즘 수출 가능한 중고품을 골라 창고 한 켠에 차곡차곡 쌓을 때마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고 한다. 그는 지난 6월부터 B급 중고품을 필리핀에 수출한 이후 세 번째 선적을 준비 중이다. 국내소비자들은 쳐주지 않는 가전제품과 가구류, 신발류들이다.

수출량이 그리 많지 않고, 큰돈을 벌 일도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재활용 분야에서 일한 박 대표는 큰 의미를 부여한다.

박 대표는 "생활용품 원소재가 대부분 수입품인 데다 폐가구나 가전제품을 소각처리하려면 다이옥신 등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발생하고, 매립하면 토양·수질이 오염되는 게 뻔하지 않느냐"며 "중고품이 재활용센터에 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정에서 7~8년씩 방치됐던 오디오를 수리해 필리핀에 수출하면 중국산 신제품보다 좋은 대접을 받는다"며 "과거 우리가 미·일 제품을 알아줬던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 옛 청소차량 차고지에 들어선 센터의 가장 큰 역할은 중고품을 수거해 재사용(Reuse), 감량화( Reduce), 재활용(Recycle)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냥 버리기 아까운 TV, 냉장고, 세탁기, 컴퓨터를 비롯해 침대, 장롱, 사무용가구를 처리하려면 센터 전화(285-7289) 한 통이면 직원들이 방문해 곧바로 수거한다. 생활용품이나 헌옷, 서적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수거된 중고품은 세척·수리 과정을 거쳐 시민들에게 판매된다.

2010년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센터는 9월 말까지 1만3800여 점(530톤)을 수거해 8500여 점을 판매했다.

시민들이 내놓은 중고품은 한부모·다문화 가정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이웃에게도 전달된다. 센터는 협약을 맺은 청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의뢰하면 가전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센터 차량을 활용해 이삿짐 서비스도 한다.

매장 한 켠에는 모금함도 설치했다. 박 대표는 간단한 옷가지나 한두 권의 책을 무료로 가져가는 방문객들이 내놓은 성금을 모아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는다.

센터가 활기를 띠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매장이 330(100평)에 불과해 창고를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된 지난 95년부터 개인업체인 청주재활용센터를 운영한 산증인으로 (사)가전·가구재활용협회 2대 회장을 지냈다. 지난 9월에는 법인을 설립해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받았다.

박 대표는 "센터 2층에 홍보교육관이 설치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환경교육도 실시해 재활용이 왜 필요한지, 얼마나 값어치 있게 사용되는지 산교육도 하고 있다"며 "쓸 만한 물건을 버릴 게 아니라 센터로 전화 한 통만 걸면 '무용지물'이 금쪽같이 쓰여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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