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이어 전국 2위…보건교사 충원율은 최하위권
경쟁교육 속 불규칙한 식사·운동량 부족 등 원인

 

▲ 충북 도내 초·중학생 비만율이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는 갈수록 학교체육과 가을운동회가 입시교육으로 축소된데 따른 이유도 있다는 의견이다. <충청리뷰DB>
<충북학생 건강관리 실태>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전국 순위권을 달리고 있는 충북이 학생 건강과 직결되는 비만도도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민주당 변재일 의원에 따르면 도내 학생 비만도는 15.9%로 강원도 16.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비만도가 낮은 광주 12.2%에 비해 3.7% 높은 수치이다. 중등 비만도도 6.9%로 전국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반면에 보건교육이 본격 시작된 지 2년여가 다 되어 가지만 도내 보건교사 충원율은 59.2%에 그치고 있다. 보건교사 부족현상은 시골학교로 갈수록 심각해 보건교육 부실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9월말 현재 도내 11개 시·군 교육청 산하 초·중·고 및 특수학교 483개교에 배치된 보건교사는 286명으로 59.2%에 그치고 있다. 이는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부족현상이 심각해져 파행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충북의 행정 수부도시인 청주의 보건교사는 88명으로 69.8%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영동은 13명 44.8%에 그치고 있어 학생수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무려 6.8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영동과 괴산·증평, 단양 등은 보건교사를 여전히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보건교육은 지난 2008년 말 학교보건법이 개정·시행되면서 초등학교 34시간, 중·고교는 17시간 이상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더욱이 경쟁교육 속에 운동량이 절대 부족한 아이들에게 보건교사의 철저한 지도만이 건강한 학교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국회 변재일 의원은 "도내 초·중등 고도비만이 전국 1·2위를 기록한 상황에서 학생 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교사의 철저한 지도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충북의 보건교사 충원율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보건교사를 충원해야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여름방학 비만캠프 운영
하지만 도교육청은 전국 학생 비만현황은 1% 내외의 근소한 편차를 보일 정도로 사회적 문제이지 충북만의 문제는 아니란 입장이다. 현재 충북은 7월말 여름방학을 이용해 임해수련원(대천해수욕장)에 비만 캠프를 운영하고 평상시 학년별로 2시간 이상 비만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캠프는 운동요법과 식생활습관 개선, 영양 교육을 등을 통해 실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일 자신이 섭취하는 칼로리를 기록하는 ‘식사 일기장’을 통해 6개월 뒤 확인해 보면 1% 내외의 체중감량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학년별로 실시하는 비만 예방교육도 초·중·고 483개교 중에서 43.3%에 이르는 209개교가 현재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 소규모 학교나 고교 입시반의 경우 사정상 운영의 어려움이 크다고 인정했다. 다만 일선학교 매점에서 햄버거 등 고칼로리 음식인 패스트푸드 판매를 금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린푸드 존' 운영을 통해 학교 200㎞ 이내에 불량식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유해식품에 대한 규제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도교육청은 스포츠클럽과 학생건강 체력평가(POPS) 유지관리, 학교급식 농약 잔류성 검사 관리 등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보건·영양교육과 운동요법을 통해 나름대로 학생 비만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건교사는 교과부가 정원을 늘려줘야 하는 사안으로 현재 보조교사 31명을 배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도교육청 이영곤 보건담당 사무관은 "학교에서 식생활 개선과 운동요법에 대한 교육은 시키고 있지만 가정의 협조와 학생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이 없으면 비만율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보건교사 충원도 역시 교과부의 정원 추가 인가가 있어야 하는 상황으로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군것질 줄이고 집에서 밥 먹어라”
길도환 소아과 전문의 올바른 식습관·규칙적 운동 강조

▲ 길도환 소아과 전문의
길도환(길소아과 원장·사진) 청주시 의사회 총무이사는 "비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학생 건강에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고칼로리 음식과 불규칙한 식사, 운동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대도시로 갈수록 비만율은 통상 증가하기 마련인데 도내 초·중학생 비만도가 높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영·미 사회의 30∼50%가 비만인 사람이다"며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가고 있는 비만  위험군이다. 특히 성장기 학생들의 비만은 늦게까지 학원 공부를 해야 하고 늦은 시간에 식사를 하는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에서 영양사들이 칼로리 조절을 하고 있지만 집에서 먹는 식사 보다 주로 밖에서 사먹는 음식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군것질까지 적지 않게 하다 보니 비만인 학생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고 전했다.

그는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만이 비만에서 탈출할 수 있다"며 "학교 밥이 맛이 없으면 군것질도 늘어나는 법이니까, 식생활 개선과 규칙적인 생활,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이 신경을 써 주고 학생 스스로도 노력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표1.>전국 학생 비만현황
지역 비만도
강원 16.6%
충북 15.9%
충남 15.5%
인천 15.4%
울산 15.4%
대구 15.3%
제주 14.7%
부산 14.3%
경기 14.2%
경북 14.2%
서울 13.9%
대전 13.7%
전남 13.4%
전북 13.3%
경남 13.1%
광주 12.2%

<표2.>도내 11개 시·군 보건교사 배치현황
지역 교사수 %
청주 88명 69.8%
충주 43명 62.3%
제천 26명 57.8%
청원 28명 56.0%
보은 14명 53.8%
옥천 12명 57.1%
영동 13명 44.8%
진천 14명 56.0%
괴산·증평 18명 48.6%
음성 20명 58.8%
단양 10명 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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