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현 청주시립무용단 단무장

현재 청주시의 화두는 대한민국의 녹색수도 건설이다. 사실 이 화두는 청주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인 화두이자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에서야 새삼 녹색에 주목하는 이유는 과도한 산업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기상이변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들이 세계 곳곳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이제는 1차원적인 생산의 증대가 아니라 한정된 재화의 나눔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지난 식목일에 ‘생명수로 녹색수도 청주만들기’ 선포식 및 ‘제66회 식목행사’를 개최하며,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녹색수도 청주구현을 위해 생명수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키로 했으며, 또한 기념일마다 나무심기, 한 가구당 매년 3주 나무심기, 자투리 공간 손바닥공원 1000개 만들기, 기업마다 1사1공원 가꾸기 등을 선언했다.

청주를 녹색의 공간으로 바꾸어가는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건설되던 마천루가 경제규모나 도시의 성장을 상징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이러한 고층 건물들이 도시의 하늘길을 방해하고, 콘크리트벽에 사람을 가두는 존재로 전락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모든 미래학자가 예언하듯이 21세기의 화두는 단연 창조산업이고, 창조산업이야말로 녹색산업의 근간을 이룰 뿐 아니라 그 바탕에는 문화예술을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의 가치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문화예술의 발전과 확장은 녹색(창조)산업의 원동력이자,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최고의 메소드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감성의 확장을 통해서 공간의 질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바꾸어 놓을 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창조산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창의적인 문화예술은 예술의 발전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의 근간을 이룰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이태리나 프랑스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그루의 나무가 하드웨어라면, 문화예술로 다진 감성은 무한한 소프트웨어일 것이다.
건강한 숲은 그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며, 그 숲을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경제·문화적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문화예술은 숲과 같아서 우리 스스로가 파괴하지만 않는다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생명과 재화를 나누어 줄 것이다.

녹색수도로 가는 길은 빨리 갈 수도, 혼자 갈 수도 없는 길이다. 녹색은 상생이며, 상생은 함께 가는 것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당장의 성과를 위한 조급함보다 미래의 후손을 위한 지혜와 철저한 준비가 절실한 때이다.

몇 십 년 후, 우리 후손들이 녹색의 나무들이 즐비한 도심의 공원에서 책을 읽고 공연과 미술을 감상하며, 정서적 치유와 삶의 여유, 창조의 가치를 누리는 그 모습을 기대하며 진정한 대한민국 녹색수도 청주시민이 되는 그 때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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