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막으라고 보냈나, 이시종 지사에 반감 높아져

충북체육회(회장 충북지사) 사무처장 인사 문제가 진천군 부군수 자리 이동으로 연결되면서 이시종 지사에 대한 진천지역 민심이 크게 이반되고 있는 조짐이다. 이 지사와 유영훈 군수 사이가 같은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물과 기름 아니냐는 소문이 난 지 오래인데다,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등과 관련해 주민들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 있던 터에 홍승원 부군수가 110일 만에 떠난다는 소식이 알져지자 ‘미운오리새끼’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3일 충북체육회(회장 충북지사) 이사회에서 홍승원 내정자가 사무처장으로 승인됨에 따라 짧디 짧은 진천 부군수 재직에 따른 주민불만(본보 2011년 1월 26일자 보도)이 폭발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체육회사무처장 자리에 홍 부군수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렁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홍 부군수는 지난 1월12일 부임하자마자 구제역 현장과 초평면 광역폐기물처리장 문제 해결을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도 쉬지 않고 민원 현장을 누볐다.

유 군수 7명 째 부군수 맞아야

3개월이 지난 지금 공무원들과 주민들 사이에 ‘정말 열심히 하는 분’이라는 칭송이 자자하면서 이제 지지부진했던 우석대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소문, 구제역 종결, 광역쓰레기매립장 안전진단 실시 등으로 군정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인사철도 아닌 시점에 부군수 자리가 바뀌게 된다는 소식에 더 이상 격앙된 목소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진천군의회 김상봉 부의장은 “지난달 27일 체육회사무처장 내정자 발표가 난 후 의원 전원이 방문할 목적으로 도지사실에 면담일정을 잡아 달라고 했지만 5월3일 현재까지 잡아주질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도가 진천지역을 무시해도 너무하는 것 같다. 이제는 기습 방문면담을 시도해서라도 지사를 만나 부군수 인사에 대한 확답이라도 받아야 될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급 팀장 A씨는 “유영훈 군수 재임 5년 만에 7명 째 부군수가 오게 됐다”며 “이제야 공무원들과 발맞춰 열정적으로 군정에 앞장서 솔선수범하는 부단체장을 만나 적극행정을 펼쳐보고자 했지만 허탈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진천읍 이장협의회 소속 A이장은 “백곡지도 그렇고 해도 너무하는 것 같다”며 “이장단 차원에서 도지사에 대한 항의 방문 등 행동을 보여줘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지사와 유 군수 견원지간

이 같은 민심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진천 출신인 정우택 전 지사와 유영훈 군수 관계에서 시발된 것이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6년 민선4기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소속 정우택 전 지사가 열린우리당 소속 유영훈 진천군수 후보를 도왔다는 설이 있다.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김경회 후보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이다.

이후 지난해 민선5기 지방선거에서도 유영훈 군수후보는 같은 민주당 소속 이시종 도지사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아 이심전심으로 정우택 후보를 도왔다는 것은 정설이 된 상태다.

대개가 정우택 전 지사가 재선될 것으로 예상했고 정 전 지사가 진천 출신이었기에 진천지역 선거 분위기도 그리 돌아갔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 바람이 정 전 지사를 낙마시켜 이 지사와 유 군수가 같은 당원이면서 소원한 관계 설정으로 굳어지고 말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런 관계 속에서 지역주민들 대부분이 주장한 백곡지 2M 주장에 충북도가 1.6M 안을 고수했고, 앞서 이 지사가 당선 뒤 시군 순차방문 때에도 진천군 방문이 두 차례 연기된 뒤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을 두고도 지사와 군수의 관계에서 찾는이들도 많았다.

그런데다 이번 홍 부군수를 체육회 사무처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서 도에서는 체육진흥과장 경력(6개월) 등을 들고 있지만 체육계 인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것에 대해, 진천지역 일각에서는 두 수장의 관계와도 연결시키고 있기도 하다. 과연 타 지역 부군수였다면 110일 만에 빼 갈수 있었겠냐는 주장이다.

이런 지역 민심 속에서 곧이어 나올 신임 진천부군수 발령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군수 인사가 향후 이 지사와 유 군수의 관계 개선 여부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시각들이 높아 이 지사가 어떤 인물을 택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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