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오산업, 무술공원 투자 포기
지방선거 앞둔 ‘졸속 추진’이었나

충주 유엔평화공원(현 세계무술공원)에 2000억 원을 들여 콘도와 호텔 등 민자지구 투자를 약속했던 일본 대오산업㈜이 사업 포기를 공식화해 그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주시가 무리한 협약을 해 ‘졸속 추진’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대오산업은 지난해 4월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충주시와 유엔평화공원 민자지구 21만 3000㎡ 부지에 호텔·콘도미니엄 등의 숙박시설과 물놀이 게임장 등 가족형 놀이시설, 상가시설 등을 건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자투자협약을 체결했다.

▲ 충주 유엔평화공원에 2000억 원을 들여 콘도와 호텔 등 민자지구 투자를 약속했던 일본 대오산업이 사업 포기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김호복 시장은 “국내외 경기불황과 투자환경 악화 등 민간 투자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자사업 투자협약 체결로 충주의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따라 시는 그동안 MOU 체결 이후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실시협약안 작성과 새로운 골프장 조성 후보지를 물색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유치 의욕을 보여 왔다.

하지만 대오산업은 지난해 7월 우건도 충주시장이 취임 후 사업추진에 대한 응답이 없다가 지난해 12월 우 시장과 면담을 갖고 당초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뜻을 비쳤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1월 민자투자 실시협약을 가질 예정이었다. 이에 시는 지난해 연수동 공원부지를 매각, 같은 해 12월 대오산업이 쓸 토지매입비 예산(165억 원)을 확보하고, 이달 현재 부지 감정평가를 실시 중이다.

당초 시에서 매입할 부지는 전체 민자사업 부지(33만 8500㎡) 중 22만 7000㎡로, 시는 매입한 땅을 대오산업에 수의매각하고 나머지 용지는 대오산업이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오산업은 이달 초까지 별다른 추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최근 이 회사 박선악 회장이 우건도 시장을 방문해 “충주시와 MOU를 체결할 당시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투자협약을 맺었다”며 “사실상 2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세계무술공원 관광지 민자투자사업을 공식적으로 포기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박 회장은 “당시에 사업을 포기하려 했지만 주변에서 ‘MOU는 법적 책임이 없으니 그냥 진행하라’고 했고, 분위기상 투자협약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오산업이 무성의를 넘어 충주시를 우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김호복 전 시장이 지난해 4월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이벤트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오산업을 끌어들였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논평을 통해 “충주시가 한나라당 사람들의 뻥튀기 경쟁의 후유증으로 멍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 시장 재직 시 추진됐던 대규모 투자협약에 대한 업적 지우기로 현 시장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민자유치, 진정성 뒷받침돼야

충주시의 사업유치 무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자동차 테마파크, 프로로지스 물류단지 조성, 대웅제약 유치가 이에 앞서 무산됐다. 문제는 충주시가 추진했다가 무산된 각종 민자투자유치사업이 대부분 선거를 앞두고 추진됐다는 점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가 무리한 투자협약 체결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며 “선거를 겨냥한 이벤트식 사업은 지양하고 충분한 사업성 검토와 사업이 무산됐을 때 책임 소재 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건도 시장은 “대오산업과의 투자협약 이행이 무산됐지만 세계무술공원 관광지 조성은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라며 “민자지구는 심도 있게 검토한 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각적인 면에서 투자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0억 원이 넘는 액수를 투자할 민자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세계무술공원 조성사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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