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정상집행이다”, 충북본부 “계속 회의중”

음성농업협동조합(조합장 김상의, 이하 음성농협)이 직원 복리후생비로 예산을 과다 편법 집행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논란은 음성농협의 한 대의원이 지역신문 2곳에 농협개혁을 주문하는 광고문을 게재하면서 불거졌다.

고삼식 음성농협 대의원은 ‘2015년 3월 11일에 통합 조합장을 선출합시다’, “농민 조합원들이 봉입니까. 얼마나 더 속이시려고 합니까”라는 제목의 주장을 글을 광고를 통해 싣고 복리후생비 중 직원 행사비 지출문제를 제기했다.

▲ 직원 행사비를 과다 예산을 반영 남은 돈을 상품권으로 나누어 주고, 임원들 보수 및 실비 인상을 시도하는 등 개혁을 원하는 조합원들 정서와 반대로 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음성농협 전경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토요일, 임직원들이 팔공산으로 춘계 등반대회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예산집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고씨는 광고문에서 “춘추계 행사로 연간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등반대회를 시행하고 남은 돈은 임직원들이 나누어 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70대 노인 조합원이 70%인 현실에서 초기의 농협을 위해서 헌신했던 그분들의 조금 더 나은 노년을 위해서 농협이 무엇을 해줄 것인가! 그분들의 남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존엄한 현실에서 농협의 임직원들은 전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노령화와 소득감소로 농촌과 농민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조합장의 보수와 직원의 급여는 매년 인상하려고 시도하는 현실에서 지금의 농협은 개혁해야 되는 시기가 아니라 혁명을 해야 되는 시기”라고 강조하며 “정원은 그대로지만 조합장의 보수가 1억에 육박하는 등 비용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회 1인당 25~30만원 예산 집행

이 같이 주장은 지난달 10일 열린 음성농협 제50기 정기총회에서 조합장을 포함한 임원 보수 및 실비 인상안이 부결돼 더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국회에서 농협의 신용사업부문과 경제사업부문을 분리하는 일명 신경분리 농협 개혁법안이 통과돼 음성농협을 바라보는 조합원의 눈길은 더욱 곱지 않게 됐다.

취재결과 고씨의 주장대로 음성농협은 춘추계행사비 외에도 근로자의 날 행사비 3000만 원, 창립기념행사비 3000만 원 등이 편성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입수한 2010년도 예산서에 따르면 100명 직원 1인당 춘추계행사비 25만원×2회, 근로자의날 행사비 30만원×1회, 창립기념행사비 30만원×1회 등으로 1년에 110만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100명 임직원의 순수 행사비로 1억10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돼 집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과다 편성된 예산도 문제지만 행사가 끝나고 정산 뒤 남는 금액을 상품권으로 나누어 줬다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런 예산편성과 예산전용에 대해 음성농협 측은 묵묵부답이다. 2001년도 예산서와 행사비 지출내역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음성농협 관계자는 “11년도 예산은 10년도 예산과 대동소이할 것”이라며 “이는 음성농협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농협이 비슷한 실정일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자료 제출은 거부했다.

고씨의 글에서 “음성농협의 경우 매년 3000~4000만원 정도의 금액을 수년간에 걸쳐 임직원들이 나누어 가졌던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5억~6억원의 금액이 될 것으로 짐작되지만 농협에서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해 음성농협이 자료 공개를 극도로 꺼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조합원은 임직원들의 노예인가

음성농협은 1969년 관내 12개 이동조합을 합병해 음성단위농협을 설립해 첫 발을 디뎠다. 지난 1997년 11월에는 소이농협을 흡수합병하고 2005년 11월에는 원남농협도 흡수합병하고 최근 자산규모는 2159억여 원으로 알려졌다.

김상의 현 조합장은 1999년 11월 제12대 조합장으로 당선돼 2007년 11월 3선에 성공해 제14대 조합장으로 재직 중에 있다.

한 조합원은 “농촌과 조합원은 늙어가는 데 임직원들은 자신들의 복지를 날로 찬란하게 만들려는 노력을 농협 개혁법안이 통과되는 시점에서도 시도한다는 것은 조합원을 노예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강분했다.

농협충북본부 감사실과 음성농협의 이번 복리후생비 편법지출 등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시도했으나 “계속 회의중이다. 연락을 주겠다”는 답만 되풀이되고, 뒤 늦게 알려온 음성농협의 입장은 “이사회 등 공식적인 절차를 거친 예산계획에 의한 정상적인 집행이었는데 논란이 일고 있어 곤혹스럽다”는 내용이다.

한편 오는 10월말 경 있을 음성농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들의 표심을 향한 임직원들과 예비후보자들은 어떤 자세로 임해야할 지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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