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매당시 등급도 정산서도 없이 선급급만 입금
농민들 나중에 받아 봐도 난해한 용어 ‘헷갈려’

진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 송진용, 이하 RPC)이 벼 수매가격 정산과 관련해 농민들로부터 불신을 초래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RPC에서는 2010 추곡수매 정산을 마무리하고 해당 농민들에게 수탁판매 대금 중 이미 선지급된 판매금 외 나머지 정산금을 송금하고 정산서를 송부했다. 그런데 정산서를 받아든 농민들은 불만이 많다.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농민들에 따르면 수매당시 정산서를 발급하지도 않고 은행통장에 선급금을 입금해 수매수량, 등급 등을 알지도 못하는데다 최근 받은 정산금(차액금)과 정산서를 검토해 봐도 해석이 되지 않는다는 것.

▲ 진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진천RPC)이 최근 수매가격 정산과 관련 농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수매와 정산절차가 간편화 돼야 된다는 목소리다.
덕산면 A 농민은 “정산서를 봐도 뭐가 뭔지 알기도 힘들다”며 “수매 입고를 하고 선급금이 들어오면 그때 그때 알아볼 수 있는 정산서를 받아야 되는 게 정상 아니냐”고 반문하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수매방식 복잡하고 결정 늦어 혼선”

이에 대해 RPC 관계자는 “입고 때마다 수매량을 수탁수매, 자체수매로 분량을 70% 대 30%로 나누는데다 한 농민이 며칠을 입고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하고 “등급과 정산은 해당 농민이 전화를 하거나 RPC를 방문하면 발급해줬다.”고 밝혔다.

RPC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매와 정산 절차는 이렇다. RPC에 산물벼가 입고하면 육안검사(도복 및 품종확인)-호퍼스케일통과(수분 및 중량 계량)-시료채취-시료건조-제현율 판정(등급판정)을 받는다. 이렇게 5~7일 정도의 수매절차가 끝나면 정산절차가 남는데 분량의 70%는 RPC 자체수매, 30%(의무분량)는 수탁수매로 나뉘기 때문에 선급금도 자체수매분과 수탁수매분이 따로 지급된다.

만약 해당 농민이 두 번 수매입고를 했다면 입금 순서는, ①1회 자체수매분 선지급금 송금 ②1회 자체수매분 차액금 송금 ③1회 수탁수매분 선지급금 송금 ④1회 수탁수매분 선지급금 송금 ⑤2회 자체수매분 선지급금 송금 ⑥2회 자체수매분 차액금 송금

⑦2회 수탁수매분 선지급금 송금 ⑧2회 수탁수매분 차액금 송금으로 여덟 번에 나뉘어 수매대금이 통장에 입급된다. 뿐만 아니라 품종도 추청, 삼광, 호품 등 3가지다. 한 농민이 여러 품종을 두 차례에 걸쳐 수매입고하면 얼마나 복잡할까. 그런데다 지난해 추곡수매가격 결정이 평년보다 20일 정도 늦은 10월말에 결정되는 바람에 혼선이 가중됐다는 게 RPC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정산서 봐도 몰라…알아볼 수 있어야

게다가 농민들 입장에선 수매 확인증 등 정산서를 보면서 어지럽기까지 하다는 불만이다. 확정가격제, 제현율, 건조료, 협잡물공제율, 환산수량 등 난해한 용어에다 포대단위가 아닌 kg단위에 맞춘 숫자들을 보면서 RPC에 대한 불평을 넘어 불신감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농민 일각에서는 RPC에서 수매대금을 신속투명하고 명료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까지 보내기도 한다. 수매대금 지급과 관련해 직원들이 본의든 실수든 오류가 있지 않겠냐는 의심이다.

이런 수매절차 및 정산절차와 관련해 RPC 송진용 대표이사는 농민들의 불만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며서 “2009년부터 수탁수매가 실시되면서 절차가 복잡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전국의 RPC가 같은 상황”이라고 말하고 “진천 통합RPC에서는 수매와 정산을 간편하게 처리되면서도 농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전표발행 시스템을 개발해야 된다는 점을 농협중앙회 양곡부에 건의 했다”고 밝히면서 직원 5명으로 이끌어나가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또한 농협충북본부 관계자는 “부족한 점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하고 “무엇보다 농민들이 불신감을 해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또 볍씨 공급을 둘러싸고 RPC와 일부 이장들과 불협화음도 있다. 추청과 정부 권장 볍씨는 통합RPC에 우선 공급 정책때문에 통합RPC를 통해 신청 했는데 배달을 놓고 논란이다.

일부 이장들을 RPC에서 직접 마을까지 공급 해달라 주장하고, RPC는 신청만 해줄 뿐이고 일손이 모자라는데 어떻게 배달을 하느냐는 목소리다. 이래저래 RPC는 농민들과 논란을 벌이게 돼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진천통합RPC는 진천농협, 덕산농협, 이월농협, 관혜원농협, 초평농협이 연합회 구성한 진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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