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국가산단에 얽매이지 말았어야”
집행부 유치위원회 조직 등 적극성 아쉬워

이달 말 정부의 19개 국가산단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21일 오전 이시종 지사가 확대간부회의에서 “음성군의 경우 태생국가산단에 행정력을 허비하지 말고 작은 산단의 집적화에 힘썼어야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음성 지역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지역인사는 “용역결과를 미리 알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태생국가산단이 물건너 간 것다는 뜻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그는 “도지사가 도민들의 꿈을 높이지는 못할망정 꺽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격분했다.

▲ 음성군 금왕읍·대소면·삼성면 일대 1050만㎡에 조성 계획인 태생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앞서 설연휴를 전후로 이필용 군수와 윤진식 한나라당 국회의원, 경대수 한나라당 중부4군 당협위원장이 중앙부처를 각각 방문하고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과 주요 국회의원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공항 20분거리 장점도

정범구 민주당 국회의원도 지난 7일 정종택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음성 태생국가산업단지 후보지가 2005년 국토부 고시로 중부내륙광역권 개발계획에 반영된 사업임을 강조했다. 서신에서 정 의원은 충북도민과 음성군민의 간절한 염원인 국가산업단지 지정에 정 장관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렇듯 지사, 군수,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각개 전투 형식의 유치 행보를 두고 논란도 없지 않다. 한 지역신문은 “태생산단이 편지 한 장으로 되겠습니까?”라는 표제의 기사에서 이필용 군수가, 정범구 의원이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보낸 서신에 대해 ‘개인의 인기나 정당의 홍보 보다는 태생국가산단 지정의 타당성을 설명하는데 매진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소리없이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해 정태완(민주당) 의장 등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음성군의회는 22일 오전 의원간담회에서 ‘태생국가산업단지 조기지정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에서 음성군 의회에는 “십자형 교통망과 고속국도가 인접하여 수도권은 물론 어느 곳에서도 접근성이 용이하고 청주공항에서도 20분거리의 입지조건의 지리적 강점을 지닌 곳”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된 과밀화를 분산시키는 효과와 지방과 중앙이 함께 상생 발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크게 기대 한다”며 조기 지정해 줄 것을 간절하고 강력하게 건의 했다. 하지만 이시종 지사(민주당)의 어제 발언 뒤에 나온 건의문인데다 이 지사의 발언을 검토하지도 않았고, 용역 평가 결과 발표가 불과 1주일여 남은 상태라 만시지탄이라는 평가다.

의회 건의문 ‘만시지탄’

이런 일련의 실태를 보면서 군의 한 사무관은 “정파를 떠나서 지역 정치인들과 주민대표들이 하나가 되어 유치위원회를 조직해 대대적인 활동을 펼쳐도 될지 말지인데 한심스럽다”며 “경남 진주.사천의 경우 항공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범도민 유치위원회가 조직돼 활동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고 자탄했다.

전직 군의원인 한 인사도 “집행부가 문제다.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고사하고 태생국가산단의 구상을 접하는 그 흔한 홍보성 홈페이지도 없더라”며 “국가산단이라서 도에서 주무를 본다고는 하지만 도가 소극적이면 군에서 적극적인 유치활동에 나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국가사업 등이 유치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보다 모두의 능력이 합쳐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충언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각 지자체에서 국토해양부에 19개의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를 신청해,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가 타당성조사를 맡아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정부와 LH공사는 지난해 7월 타당성조사를 맡겨 이달 안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에 있는 가운데 관련공무원들은 입단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음성의 ‘태생국가산업단지’ 후보지가 정부의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발표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정파 간에 책임 공방이 펼쳐지거나 공적 부풀리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꼴불견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태생국가산업단지는 음성군 금왕읍·대소면·삼성면 일대 1050만㎡에 2015년까지 1조 4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될 계획이다.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면 태양광산업단지 집적지로서 충북 솔라밸리의 핵심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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