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대상 가축 74% 살처분 사후대책 안간힘
이동제한으로 분뇨조차 처리 못해 농가 ‘이중고’

2월14일 오후 5시30분 현재 음성지역이 1월6일 구제역 ‘폭탄’에 맞기 시작한 지 40일 만에 전체 돼지의 90%가 희생되었고 구제역 대상 가축의 74%가 살처분됐다.

음성지역 전체 사육돼지 9만 7760 마리 중 9만 839 마리가 의심신고로 접수되었고, 이 중 89.6%인 8만 8957 마리가 살처분 매몰돼 의심신고 돼지 중 98%가 희생됐다.

한육우 1만 7149 마리 중 1316마리, 젖소 3347 마리 중 39 마리, 염소 1369 마리 중 20마리가 살처분 됐다.
이 통계에서 살처분 된 가축이 모두 구제역에 걸린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총 의심신고 62건 중에서 예방적 살처분으로 희생된 가축들도 있다, 어찌됐든 음성군은 축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 음성지역이 구제역 ‘폭탄’에 맞아 돼지 90%가 매몰처리 된 가운데 침출수 유출 등 사후관리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나섰다. 사진 매몰지 모습.
“탄식할 틈 없다” 사후대책 만전

그렇다고 구제역 폭탄으로 희생된 가축, 사육농가의 시름, 공무원들의 노고를 애탄 할 여유도 없다. 당장 날씨가 풀리면 매몰지에서 일어날지도 모를 대재앙에 대비해야 한다.

매몰지는 10두 이상 41곳, 10곳 이하 14곳 등 55곳에 이른다. 현재 매몰된 가축에 대한 보상금 중 가지급(40%) 된 예산이 128억 원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살처분 매몰이 이루어지다보니 침출수 유출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 악취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음성지역은 특성상 산악지역이 적고 구릉이나 저지대가 많은데다 2만두 이상 매몰된 지역을 비롯해 대부분이 저지대에 위치해 있어 침출수로 인한 대재앙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면 주민 A씨는 “얼마전 가까운 농장에서 2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매몰된 것으로 안다”며 “면 소재지에서 수백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 낮은 지대라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음성군의 경우 2만 마리 이상 매몰된 C축산과 D농장의 경우에는 매몰지 옆에 저류조를 만들어 침출수를 유입시킬 수 있지만 나머지 매몰지는 그렇지 않다. 이에 따라 음성군은 사후대책관리에 총력을 쏟기 시작했다.

매몰지 침출수 유출 대책반 가동

이상헌 부군수는 14일 구제역 일일상황보고회의에서 “매몰지에 대해서 가스배출관 역J자형 처리, 봉분처리 등으로 가스 팽창으로 인한 침출수 유출방지, 빗물 유입방지를 철저히 하라”며 “매몰지 주변도 정리 정돈을 조속히 마무리해 봄철 농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된다”고 지시하고 사후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환경위생과 수질관리팀은 매몰지의 총괄 자료를 축산과 방역유통팀에서 넘겨 받는대로 수질과 토양 오염 방지를 위한 사후대책반을 매몰지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반에서는 매몰지 주변 지하수 수질 모니터링, 환경영향조사, 지방상수도 보급, 전염병 예방대책 수립, 토양오염 및 악취제거대책을 세워 다각적이 폐해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김태동 수질관리팀장은 “비닐과 부직포 등을 여러 겹으로 깔고 가스배출관을 세운 후 감염 가축을 매몰처리 하는 등 완벽을 기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다음 주부터는 부패에 의해 생성되는 침출수를 검역해 톱밥 등과 교반처리 후 별도 매몰처리 과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제한 조치에 따라 분뇨를 처분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농가도 많다. 군청을 방문한 한 농장주는 “저장조에 분뇨는 가득 차오르는데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밭에 뿌리지도 못하고 처리장으로 이동도 못한다”며 이동제한 조치 해제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박천조 유통팀장은 “이동제한 조치 해제는 농식품부의 지시에 따라 최근 2주이상 의심신고 비발생 시군단위를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이라며 “2월10일 최근 의심신고 이후 최고의 방역태세 속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 공무원에 의하면 모두 매몰 처리된 농장주가, 아무 거리낌도 없이 사육두수를 늘려 다시시작(입식) 할 계획을 세우고 인허가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시세의 100%를 보상 해주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으며 지금은 사후대책과 개선방안을 모색하는데 뜻을 모을 시기임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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