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게시판에만 공고 “규정 상 문제없다” 해명
막판접수 유일한 경쟁자 회비미납으로 자격박탈

▲ 남명수 원장
진천문화원장 선출이 선거 없이 현직 남명수(68) 원장의 재임으로 확정됐다. 진천문화원 임원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류병환, 이하 선관위)는 다도(茶道) 강사 임문상(45)씨도 후보로 등록했지만 회비 미납에 따른 피선거권·선거권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서류 일체를 반려했다.

문화원 사무국에서는 지난 1일 입후보 마지막 날 임문상씨의 서류를 접수 받았지만 뒤늦게 연회비 2만원이 미납된 것을 확인하고 이를 임 후보자에게 알렸다. 이에 임씨는 회비를 납부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날 회의를 열고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했다고 사무국은 밝혔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8일 오전 회의를 열고 남명수 원장의 당선을 의결했다. 남 원장은 2월22일부터 4년간 제13대 진천문화원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임 후보자의 피선거권 자격 유무에 앞서 불투명한 원장 선출 절차에 문제가 많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선관위 지난달 14일 임원선출 공고를 문화원 건물내 게시판에만 공고하고, 홈페이지 공지사항은 물론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이사회가 현직 원장의 재추대를 돕기위해 구렁이가 담 넘듯 슬그머니 선출절차를 넘기려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무국에 근무했던 복수의 근무자들은 “2007년1월 12대 원장 선거 당시에는 문화원 내부게시판, 외부게시판, 인터넷홈페이지 공지사항과 팝업창,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 등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홍보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 진천문화원 이사회는 지난 8일 오전 제13대 원장으로 입후보 한 현 남명수 원장을 추대했다.
문화원 내부 게시판에만 공고

아직도 문화원 홈페이지에는 12대 문화원장 선출공고문이 실려 있다. 이에 대해 남 원장과 사무국 관계자는 “12대 때에는 1차에 회원들을 상대로 입후보를 받았지만 입후보자가 없어서 외부 공모를 하면서 적극적인 홍보 방법을 쓴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 사무국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외부 공모를 실시하면서 모든 홍보방법을 이용했다”고 말하고 “현재의 회원 명부를 보면 회원들이 오래된 사람들 보다는 최근 1년 내에 가입한 회원이 전체 119명 중 81명인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겨 볼 대목”이라면서 지방문화원 임원선거관리규정 제9조(선거권 등)를 제시했다.

선거관리규정 제9조에는 “현재 연회비를 납부한 후 1년이 경과하지 않은 회원만이 선거권을 갖는다(연회비 납부일자 기준)”고 규정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신입회원 가입에 열중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류병환 선관위원장은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 등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무국에 지적했지만 규정에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회원들에게 적극적인 입후보 홍보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선거관리규정 제13조(후보자 공고 및 투개표장소)에는 “선거일 3일 전까지 본 문화원 사무국 게시판에 공고 게시한다”고 규정 되어있다.

투명한 문화행정 펼쳐야

입후보했던 임문상씨는 “문화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원장의 선출이 공개경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는 소신이 있었다”며 “마지막 날에도 경쟁 입후보자가 없다고 해서 등록을 했었던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문화원의 소극적이고 불투명한 행정을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진천문화원의 불투명한 행정에 대해 지난 2009년 7월 사무국 직원 임용 때부터 불거진 문제가 지속되어 오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당시 7명의 사무국 직원 후보를 놓고 면접을 통해 임용하게 됐는데 지방문화원 표준 인사규정의 자격에 부적합한 것을 문화원장이 인지하고도 넘어갔다는 목소리다. 이후 당사자는 사법부의 사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 원장이 2기 임기를 앞두고 회원들이 요구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행정제도 정비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적극적이고 투명한 행정을 펼치면 문화원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 달라는 목소리다. 남명수 원장은 진천읍장과 제4대 진천군 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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