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이드라인 있지만 행·재정적 불이익만
대학·학생 참여한 심의위는 인적구성 불균형

▲ 비싼 등록금으로 학자금대출을 받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매달 납부해야 하는 이자로 편치 않은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다.

도내 대학들이 2011학년도 등록금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충북대, 충주대, 충북도립대, 청주교대가 동결을 결정, 다른 대학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앞서 이시종지사가 경제불황을 감안해 등록금을 동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전국대학 총장들에게 인상자제를 부탁했다.

동결을 결정한 조완영 충북대 학생처장은 “3년간 등록금을 동결해 대학운영이 어렵지만 등록금 인상할 경우 부담을 느낄 학생과 가정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반면 주요 사립대들은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청주대의 경우 지난 24일까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협의에 실패했다. 학생 측은 7%인하를, 대학은 정확한 수치를 이야기 하지 않은 채 인상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원대 경우 인상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인상률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등심위 시작부터 ‘삐걱’

올해부터 대학등록금의 협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고등교육법에 따라 등록금심의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은 각 대학이 등록금을 책정하기 위하여 교직원, 학생,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해야 하며 등록금은 직전 3개년도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자세한 사항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교육부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르고 있다. 등록금 인상률 산정방법 또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정해 공고토록 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10일 발표된 ‘대학등록금 인상률 산정방법 관련 공고’에 따르면 올해 대학은 전년대비 등록금을 3.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이는 직전 3개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인 2008년 4.7%, 09년 2.8%, 10년 2.8%의 기하평균 값에 기초한다. 만약 이를 초과해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교육부장관은 해당대학에 행정적·재정적 불이익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대학은 등심위가 심의한 내용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는 없고 이를 제재할 법적 장치가 없어 문제가 예상된다. 이는 등심위가 단순한 심의기구 일뿐 의결기구로써 결정권을 가진 기구는 아니라는 것에서 비롯된다. 대학이 법으로 정해진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하고자 할 경우 등심위의 논의는 무의미해 지는 것이다.

등심위의 구성에 있어서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청주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23일 학교 홈페이지에 ‘등록금 협상에 관한 학생회의 입장’이라는 글을 올리고 등심위의 구성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정상엽 청주대 총학생회장은 “7명으로 구성된 등심위가 학생대표는 2명 불과한 반면 대학 측 대표는 부총장, 기획처장, 학생처장 3명으로 구성되었다”며 “동문과 전문가 대표 중 1명을 제외하고 학생대표를 증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충북대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구성은 학생대표 3명, 교직원대표 3명 학부모대표 1명 전문가로 회계사 1명 총 8명과 함께 조영완 학생처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해 비교가 되고 있다.

대출로 학비내고 일해서 용돈쓰는 P씨 스토리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용돈 ‘간신히’
학자금 대출이자 납부문자 ‘몸서리’

“얼마 전까지 사탕공장에서 일했어요. 하루에 8시간. 아침 9시부터 일을 시작해 오후 6시에 일이 끝났어요. 쉬는시간은 점심 먹을 때 뿐이었요. 근무시간 동안 서서 일해야 해서 너무 힘들었고…”
청주대학교에서 공예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P씨(21세)의 방학은 학기 때보다 바쁘다.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학기 때 쓸 용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다. P씨는 여학생이다. 여학생으로 공장의 일은 쉽지 않아보였다. P씨는 자동차와이퍼공장, 제약회사, 제과공장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고 한다.

좀 더 쉬운 일을 알아보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 공장일이 아니면 시급이 너무 적다고 했다. 실제로 피씨방과 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들의 경우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3500원 가량의 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1주일 공장일을 나가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19만원 가량. P씨는 지난 여름방학에는 아르바이트로 150만원 가량을 벌었다고 했다. 그 돈은 용돈과 물감 등 학업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는데 쓴다고 전했다. 공장일이 너무 고되서였을까. 현재는 일을 쉬고 있고 다른 일자리 알아보는 중이다. 또한 P씨는 집안사정상 학자금대출을 받고 있었다. P씨가 방학기간에 일을 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달 대출이자를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P씨는 지금까지 낸 등록금 모두 학자금을 대출 받았다. “학자금 이자 내는 날이 다가오면 휴대폰에 문자가 와요. 이자내라고. 어쩔 때는 무섭기도 하고…”

P씨는 대학 측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며 다만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듣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비싼 등록금을 낸 만큼 학생들에게 돌아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P씨는 “"제도판 보관을 위해 개인사물함과 오래된 책상의 교체라도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도판의 경우 가지고 다니기에는 조금 커 실습실에 두고 다닐 수밖에 없는데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요. 실습실에 두고 다니는데 다른 사람들도 사용하다보니 분실되거나 고장 나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개인사물함이 있긴 하지만 수가 부족해 일부 고학년만 이용한다고 했다. 분실하거나 고장이 나면 어쩔 수 없이 새로 사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도판의 가격은 10만원정도이다. 현재 청주대 예술계열의 등록금은  1년에 920만이며 여기에 1년 방값을 더하면 1200만원의 가량이 1년마다 지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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