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고 기숙사 급식비 지원 끊겨…해당 주민들의 항의 방문 잇따라

진천군의회(의장 이규창)가 지난해 12월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윤희)에서 2011년도 진천군 예산안 중 생거진천 상징탑 공모작 시상금 3억원, 석탄마을 주민지원사업 2억 5000만원, 기숙형고등학교(진천고) 지원금 2억원, 소규모주민숙원사업 2억원 등을 삭감해 예비비로 전환했다.

이 여파로 의회는 해당 주민들의 항의 방문과 군과 의회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항의와 호소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교육경비 기숙사형 고등학교 지원(진천고) 예산 2억 원을 전액 삭감한 여파가 학생들 급식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기 시작했다.

▲ 최근 신흥 명문고교로 떠오르고 있는 진천고등학교 인재의 산실인 기숙사 웅지관이 진천군의회의 급식비 지원금 삭감으로 시선을 받고 있다.
진천고등학교는 기숙사(웅지관) 비용 중 진천군으로부터 지원 받았던 조식과 석식 비용을 1월부터 끊기게 돼 학부모들에게 부담해 달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자 학부모, 동문회, 학생들까지 진천군 홈페이지에 항의와 호소의 글을 올리고 나섰다.

진천군 의회는 지난해 3월 5대의회 때 ‘진천군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에 제3조(보조사업의 범위) 각급학교의 교육에 필요한 경비중 보조할 수 있는 사업으로 ‘기숙형 고등학교 학생부담 기숙사비와 교육프로그램 운영비 보조사업’ 조항을 삽입해 개정했다.

이에 따라 진천군장학회는 올해부터 당연히 교육경비 보조금에서 2억 원의 급식비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이사회를 마쳤고 학교 측은 매년 지원받아 오던 터라 당연히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당혹해 하고 있다.

7명 중 6명 초선, 실수 혹은 무지

학부모들과 동문회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의회와 군을 항의 방문해 유영훈 군수와 이규창 의장을 면담하고 오는 4월경 있게 될 추경예산안에 포함시켜 통과시키로 합의했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 관계자는 “진천군과 의회가 원만히 합의를 통해 추경안에 편성한다고 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들에게 알려 모두 주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숙사 학부모 대표인 김정은씨는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방망이를 두드렸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고 “추경에 반영시킨다지만 3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이미 이탈했고 지불하게 될 급식비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용기 운영위원장은 “1학년 학부모들은 청주 지역으로 진학하려다가 기숙사 비용 등을 감안해 진천고로 입학한 경우가 많다”며 “학부모와 학생들 입장에서는 사기 당한 기분일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윤희 예결위원장은 “진천장학회에서 지원해오던 것이 교육경비 보조금으로 지원하기로 조례 입법한 것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결과라 생각한다”며 “의원들이 의욕을 갖고 의정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좀 더 꼼꼼히 살피지 못해 빚어진 것 같다”고 사과했다.

공부하는 의원, 법령 숙지는 기본

김 의원 또 “앞으로는 행정부와 깊이 있는 교감을 통해 소통 부재에 의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계수조정 결과를 놓고 집행부와 상의 절차를 거치자는 의견과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맞서다가 상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례 개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는 임종원 기획감사실장과 그렇지 않았다는 염정환 의원의 주장이 엇갈린다.

이런 문제가 노정된 것은 7명의 의원 중 6명이 초선 의원이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세입세출안을 처리할 때는 관련 조례를 충분히 검토하거나 그럴 여유가 없을 때에는 의회 전문위원이나 집행부의 협조를 받았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다.

그렇더라도 재선의원이 있는 만큼 지난해 3월 조례가 개정된 것이 반영돼 검토 되었어야 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조례에 대한 이해와 숙지가 공부하는 의원으로서의 기본이라는 교훈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4월경에 다뤄질 추경 예산안에는 함께 전액 삭감돼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던 광역폐기물처리장 주변 주민지원사업 석탄마을 주민지원사업 시설비와 부대비 2억5000만원도 함께 통과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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