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정치권, 사무처장=퇴직 공무원 등용문

충북도 생활체육협의회 회장과 사무처장이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매력적인 자리가 되고 있다.

회장은 정치권 입성을 바라는 인사들의 등용문으로, 사무처장은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제2의 인생' 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 생활체육협의회는 지난 1991년 5월25일 설립됐다. 도민의 체육활동 활성화 운동 전개와 생활체육 프로그램 개발 보급 및 생활체육교실 운영 등을 위해 마련됐다.

최근 생활체육인의 급격한 증가 속에 지난해 6월말 현재 정식 등록된 클럽 수는 5953개 이다. 공식 동호인 수는 무려 16만307명에 달한다. 잠정치로는 30만~40만명이다.

이처럼 동호인 수가 엄청난 도 생활체육협의회 수장(首長)은 정치인에게 엄청난 매력을 준다. 전·현직 회장 3명 중 2명이 정치인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제1대부터 3대 회장을 지낸 정진택씨(뉴월드코아 대표)를 빼곤 권영관씨(제4~6대)와 현 회장인 오장세씨(제7~8대) 모두 정치인이다. 또한 권 전 회장과 오 회장 모두 충북도의회의장 출신이다.

이는 회장이 되면 각종 생활체육대회나 행사 등을 통해 얼굴을 쉽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비선거 시즌에도 유권자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더욱이 최대 40만명에 달하는 잠정적 동호인을 선거 때 자신의 표로 만들 수도 있다. 정치인들이 이 자리를 노리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충북도 생활체육협의회 회장은 오래 전부터 정치권 입성을 노리는 인사들이 탐내는 자리"라며 "무엇보다도 유권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밝혔다.

도 생활체육협의회 회장이 정치인들이 꿈꾸는 자리라면 사무처장은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이 원하는 직책이라 할 수 있다.

도에 따르면 사무처장은 이사회 동의와 국민생활체육회장의 승인을 받아 회장이 임명토록 돼 있다.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한 송명선 도 공보관이 새로운 처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퇴임을 2년 6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명퇴했다.

사무처장 자리로 옮길 경우 남은 공직생활을 연장할 수 있고, 연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무원보다 높은 연봉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실제 박봉규 전 사무처장은 10년 동안 사무처장으로 근무했다. 박 전 처장은 1997년 4월 제4대 사무처장에 임명된 후 2007년 3월(제6대)까지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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