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방송사업 진출 중앙 위주 여론생산 우려

방송통신위원회가 1개 보도채널과 4개 종합편성 등 5개 사업자(방송사)를 허가함에 따라 지역 방송계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KBS와 MBC, SBS 3사 구도 공중파 방송에 5개사가 가세할 경우 프로그램 질 저하와 광고시장 위축, 전문인력 유출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특히 지역 방송사들은 방송계 전반적 위축을 가져올 무책임한 조치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앙 위주의 여론 생산 구조를 가속화해 지역정책과 여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지역민방에 치명타

방통위의 신규 사업자 허가는 KBS와 MBC, SBS 본사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조치는 청주 MBC를 비롯한 문화방송 계열사와 청주방송(CJB), 기독교·불교 등 종교방송에 큰 타격이 될 게 불보듯하다.

신규 종편채널들이 시청률에 혈안이 돼 연예·오락프로 등 흥미위주의 편성에 치중할 경우 시청률 저하와 광고 축소로 이어져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HCN 충북방송 등 지역케이블 TV사들도 방통위가 신규 방송사 '채널 배정'에 따라 홈쇼핑 수익 등 전반적인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방송광고 시장 위축

종편 개국과 함께 민영 미디어렙 도입, 지상파 중간광고, 방송광고 금지 품목 해제 등 다양한 변수가 놓여있지만, 지역방송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역민방과 종교방송의 경우 80% 이상을 방송광고 공사 배정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5개사 추가 진출은 경영전반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광고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방송계는 기존 시장을 나눠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2011년 방송매체(지상파 TV, 라디오, DMB) 광고비를 지난해보다 3.2% 성장한 2조2195억원 규모로 내다봤다. 그러나 기존 3사 구도에서 5개사의 추가 진출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예상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광고유치를 위한 종편의 강공 드라이브와 정부의 신규 매체 배려가 뒷받침될 경우 방송 광고시장은 나눠먹기 경쟁을 넘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예상된다.

조·중·동이 광고시장에 무리하게 개입, 단기간에 투자액을 회수하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방송광고공사 배정 광고 의존도가 높은 데다 민영미디어렙이 등장할 경우 지역방송사에 대한 물량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시청률·프로그램 질 저하 우려

시청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종편 4개사들은 연예·오락 기능을 강화할 것이 뻔하다. 이들의 선정적 프로그램은 지역방송 시청률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시청률 저하는 '고비용 저효율' 프로그램 제작 구조를 낳을 수밖에 없다.

시청자 서비스 향상이 궁극적 명분이지만, 방송 질 저하라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큰 데다 지역민에 전가될 피해는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하는 대목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 가속

방송계 내부의 '짝짓기'와 신문업계와의 합종연횡도 예상된다. 문화방송의 경우 이미 지역계열사 간 합병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민방·종편사업자와 케이블 TV 간의 업무연계, 합병 등 다양한 변화도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낳아 방송계 판도를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크다.

공중파 비율 변화 불가피

채널이 늘어날 경우 궁극적으로 공중파 시청률 감소와 영향력 후퇴도 예측할 수 있다. 공중파 5개사 시청률 점유율이 낮아진 대만은 이미 프로그램 자체제작보다 외국 프로그램 수입에 의존하는 흐름이 굳어졌다. 일본 드라마와 오락프로 수입에다 한국 드라마 수입이 늘면서 대장금 등 '한류열풍'이 일었던 배경이다. 뉴스와 연예·오락 위주 편성과 교양·시사 프로그램 후퇴라는 결과를 낳을 공산이 커진 셈이다.

이효성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종합편성 채널 등장은 한정된 광고시장에 많은 문제점을 양산할 수 있다"며 "종합편성 채널 간의 과도한 시청률 경쟁으로 선정성과 폭력성 등 방송 콘텐츠의 질적 저하와 공익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컨소시엄을 통해 대기업들이 종합편성에 참여하면서 방송광고 시장을 혼란에 빠뜨려 세계 미디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편성 채널 선정 취지가 무색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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