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관급공사 수주 못해 자금난…충주시 대책마련 부심

충주지역을 대표해 온 건설업체인 우신기업(대표 김해권)이 경영난으로 부도를 맞아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신기업은 지역 내 최고(最古)의 건설사로 최근 연간 200억~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충주시 건축분야 1위를 차지하는 등 대표적인 지역 중견건설사로 성장해왔다.

때문에 관련업체와 어음거래 및 외상거래를 해 온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충주금융권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신기업은 지난 1일 부도를 낸 데 이어 3일 국민은행에 어음 5억 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 됐다.

▲ 충주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우신기업이 경영난으로 부도를 맞아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날 금융결제원으로부터 당좌거래 정지명령을 받았다. 우신기업의 금융권 빚은 국민은행 30억 원 등을 포함해 1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우신기업은 최근 들어 관급공사 수주량이 줄어든 데다 충주의 한 모텔과 증평의 모 공장 신축 등 일부 선급공사를 진행한 뒤 공사대금을 결제 받지 못해 유동성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신의 관급공사 수주량이 준 것은 지난 2001년 말 충주시 신니면 견학리 가희의 제2공장 신축공사를 벌일 때 레미콘 타설작업 중 슬래브가 붕괴되면서 작업인부 3명이 매몰돼 모두 숨지는 사고로 입찰제한 등 법적 제재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따라서 큰 수익성이 없는 개인 건축공사를 하는 데 그치면서 엄청난 자금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이 지역 경제계의 분석이다. 더욱이 6개월 전부터는 우신기업이 발행한 어음이 충주지역 사채시장에 나돌아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이 회사가 발행한 어음은 6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부도 처리된 이후 금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부도액수가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부도로 업계에서는 줄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신이 거래한 업체가 충주뿐 아니라 제천, 음성, 진천 등 상당수 지역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로 ‘부도 도미노’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을 나타냈다.

우선 우신으로부터 공사를 하도급 받은 모 조경회사가 1억 6000만 원을 결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자재업자 등 지역의 여러 관련 업체들이 결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신기업은 현재 이류면에 건설 중인 모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모 신협의 건물 신축 등 민간공사 3건과 충주시가 추진 중인 하수관거사업(BTL), 배드민턴전용경기장 공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하수관거사업과 관련해 포스코와 채권단, 관련업체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공사포기각서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이 사업은 지분만 참여하고 실질적인 일은 안 해서 큰 문제가 없지만 자재, 건축 분야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신기업은 지난 1969년 성산건설에서부터 시작, 1979년 우신기업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토목건축공사에 뛰어들었고 1987년 주택건설사업을 시작했다.

1991년까지 회사를 맡았던 김연권 씨는 충주상공회의소 회장과 충북도의원을 지냈고 1990 초 건설협회 충북도회장을 역임했다. 또 한 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이후 동생인 김해권 씨가 대표이사에 취임, 20여년을 끌어오다 자금난으로 쓰러졌다.

김해권 대표는 지난해 지역경제활성화 공로로 충주시민대상을 받았고, 대한건설협회 충북도 부회장, 충주재향군인회장, 범죄예방 충주지역협의회위원 등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사람이다.

부도액 100억원 넘을 듯
우신기업의 최종부도로 지역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충주시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는 우신기업 연관 업체들의 2차 부도를 막기 위해 관련 업체들에 대한 대출보증 기간연장과 중소기업자금 지원을 검토 중이다.

또 우신기업에 몸담았던 임직원들의 실직과 관련해 지역 내 기업에 취업을 적극 알선하는 한편 생계에 위협을 받는 세대에 대해서는 생계구호를 위한 시 차원의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

우건도 충주시장은 “오랜 향토기업으로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우신기업의 부도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시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계는 우신기업의 부도를 지켜보면서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부동산경기가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금융권도 건설업체에 자금 지원을 꺼리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지역의 한 경제계 관계자는 “우신의 부도소식을 듣고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발주하는 관급 공사의 일정부분을 지역업체에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지역 할당제’를 도입·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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