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덕마을 산증인 리세영 씨, 농촌 근현대사 50년 기록 ‘화제’

몇 해 전 한 농촌마을의 근현대사 5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책을 개인이 펴내 화제가 됐다. 당시 화제의 주인공은 충주시 주덕읍 제내리 풍덕마을의 역사서를 펴낸 리세영(83) 씨다.

그는 “농촌마을의 변화상을 후손들에게 알리고 싶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그가 펴낸 ‘풍덕마을의 새마을운동’은 디지털시대에도 전통문화와 기록의 가치를 더욱 느끼게 한다.

이 책속에는 해방을 맞던 18세에 풍덕계몽회장을 맡아 야학을 개설해 문맹퇴치운동을 한 일을 시작으로 1997년 71세의 나이로 중원어린이집 원장을 그만둘 때까지 50여 년간 농촌계몽과 농협운동, 지역개발운동과 새마을운동 등에 참여하며 자신이 겪은 크고 작은 일들이 담겨있다.

특히 1951년 혼상계를 하면서 마을에서 노비, 양반 구분이 없어지게 됐던 일, 1966년 충북에서는 처음으로 마을에 전기가 들어온 사연, 1973년 새마을운동으로 일약 자립마을이 된 얘기를 비롯해 주민들 부역으로 세운 공회당, 80여 가구의 지붕개량, 농지개혁, 경로당·유아원 신축, 양곡관리 등 풍덕마을의 변천사가 그대로 배어 있다. 그는 이런 농촌계몽활동과 농촌운동의 공적으로 1973년 새마을훈장 근면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20여 차례 표창을 받았으며, 여러 언론으로부터 풍덕마을 산증인으로 우리나라 농촌계몽과 근현대사를 이끈 ‘인간 상록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이제 미수(米壽)를 앞둔 고령에도 마을가꾸기와 기록에 대한 열정만큼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는 앞으로 평생 꼼꼼하게 기록한 메모를 바탕으로 방풍림 계획, 마을금고인 방풍림계의 운영, 마을표창, 마을의 대소사 등을 타이핑으로 묶은 ‘마을지’, ‘촌락사’를 책으로 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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