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관계자 협조 없이 불가능” 불신 고조…비대위 구성

진천·음성 2차 광역폐기물종합처리장에서 침출수가 유출(본보 10월1일자 참조)돼 슬로바키아 기술진을 투입해 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도로공사폐기물로 보이는 건설폐기물이 불법 반입 매립돼 총체적 관리 부실 논란을 빚고 있다.

사건 요지는 일요일인 지난달 19일 덤프트럭 4대 분량이 생활쓰레기 매립장에 불법 반입되고 매립되었다는 것.

▲ 지난달 19일 일요일을 틈타 불법 반입돼 매립되었던 건설폐기물이 임시 굴착에 의해 모습을 드러냈다.
진천군과 음성군이 음성군 맹동면 통동리 산18 일대 14만 2590㎡에 440억 원을 들여 조성중인 진천·음성 2차 광역폐기물종합처리시설은 환경공단이 시행사,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오는 12월 준공예정으로 소각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2일 음성군 관계자는 “일요일에 덤프트럭 운전자가 폐기물을 싣고 지시에 따라 왔다며 경비인에게 말하고 반입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25톤 1대가 4회에 걸쳐 반입했고, 경비인이 기록한 차량 번호를 확인한 결과 소유주의 주소를 확인해 경찰서에 고발을 준비하고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천군 초평면 주민들과 진천군 관계자는 “25톤 덤프트럭 2대에 의해 반입되었다”며 “매립된 건설폐기물을 굴착했다가 다시 매립했다”고 주장하는 등 사건의 전말에 대해 다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덤프트럭 4대 분량 불법 반입

문제는 지난달 19일 일어난 사건이 이달 12일 현재까지 불법 사실이 경찰에 공식 접수되지 않다가 지난 8일 이필용 음성 군수의 지시에 따라 고발을 준비하게 됐다는 것에 대해 주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상식적으로 건설폐기물은 불법적으로 한 대도 아닌 25톤 4대 분량을 반입하는 것을 관련 공무원이나 시설 공사 관계자의 협조 없이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초평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를 둘러싸고 초평면 주민들 사이에는 내분 상태까지 왔다. 초평면에는 이미 쓰레기대책위원회(위원장 김문환)가 매립시설이 들어서는 초기부터 조직돼 왔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가 침출수 사태와 이번 건설폐기물 불법 매립 사건에 대해서 미온적 대처를 해오고 있다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노충하)를 조직하고 이미 3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정열 사무국장은 “군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데 믿고 기다려보고 사후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임 사무국장은 또 “지난 9월 27일 침출수가 유출 된 후 맹동면 통동리 17번지 박스옆과, 통동리 17번지 하천상류에 대해 한국환경시험연구소에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부적격 항목이 없었다”며 진천군에서 보내온 수질검사 성적서를 제시하며 “침출수와 건설폐기물 관련 건도 진천군이 음성군에 조사를 의뢰했으니까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충하 비대위 위원장은 “19일 제보를 받고 대책위 관계자와 진천군청 공무원들을 불러 확인까지 시켰는데 지금까지 원상 복구가 이루지지 않은 것은 물론 경찰에 정식 고발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한 “CCTV가 곳곳에 설치 돼 있는데 20일이 지나서야 차량확인이 되어가고, 군수의 지시에 의해 경찰에 고발을 하겠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사건을 감추려하거나 직무 태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음성군이 경찰에 정식 고발장이 접수되면 차량의 소유와 운전자, 불법 반입을 지시한 사람 등이 쉽게 밝혀질 것으로 보여 결과에 따라서는 관련자들이 사법처리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침출수 유출과 관련해서 차수막 파손에 대해 시설공사 측과 비대위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이에 대한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슬로바키아 기술진에 의해 확인된 차수막 파손 부위은 4곳으로 3곳은 보완조치를 했고 1곳은 침출수를 펌프로 퍼 올리며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20일 지나서야 경찰 고발

시설 공사를 맡은 동부건설은 “침출수 유출은 쓰레기 매립과정에서 차수막이 찢어져 빚어진 관리 과실 문제”라고 주장한 반면 비대위 측은 “1차 침출수 유출은 매립과정에서 빚어졌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확인된 차수막 파손은 차수막 위층인 보호막이 파손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파손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혀 원인 규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앞으로 침출수 유출과 건설폐기물 불법매립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해가면서 주민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해 나갈 것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광역쓰레기 매립장 건설과 운영을 둘러싸고 대책위와 비대위, 비대위와 건설사, 진천군과 음성군 등 복잡하게 얽힌 문제가 경찰 조사 등과 맞물려 어떻게 풀려갈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양 군이 공동 사용해온 음성군 맹동면 통동리 산20 일대 음성·진천1차광역폐기물종합처리시설은 지난 5월말에 종료되고 6월부터 2차 시설의 매립장이 공사 중에 임시 가동 중이다.

평일에는 음성군 환경사업소 직원1명과 진천군 주민감시원 2명이 근무를 해오고 있는 상태로,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등 휴일에는 공사 중인 2차 매립장 관리에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번 건설폐기물 불법 반입과 매립도 일요일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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