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억원 투입 편의시설 등 15톤 트럭 2만대 분량 토공사
환경단체 “홍수방지·수질개선과 무관, 미래 자연자원 포기”

미호천에 어떤 형태로는 인공이 가미된다면 희귀 어종인 미호종개와 이곳을 찾는 철새들이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충북생명평화회의를 결성, 정부와 충북도가 추진하는 금강살리기 10공구(미호2지구)사업이 대표적인 위험천만한 사업이라며 사업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미호2지구 사업은 532억2000만원을 들여 내년까지 저수호안 9.1㎞, 자전거도로 15.6㎞, 산책로 17.9㎞를 조성하고 작천보를 새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마디로 미호천을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 환경단체들은 4대강살리기 미호2지구 사업이 심각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열린 4대강사업 반대 미호천 솟대세우기 행사 장면.
시민단체들은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됐을 경우 미호천 생태계는 초토화 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9.1㎞의 저수호안을 통해 10년 이상 지켜 온 자연형 하천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여기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까지 인공적으로 설치할 경우 더 이상 하천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목적 없는 사업’ 맹비난

시민단체들은 미호2지구 사업을 ‘목적 없는 사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생명평화회의 관계자는 “미호2지구 사업은 홍수방지와 수질개선, 용수공급이라는 목적과 전혀 관계없는 사업이다. 미호천은 홍수 가능성이 희박하고 수질개선이나 용수공급 사업이 포함돼 있지 않다. 그야말로 4대강 사업을 위한 끼워맞추기 사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자전거도로와 산책로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자전거도로의 경우 이미 설치돼 있는 도로도 이용률이 그리 높지 않으며 도심에서 미호천까지 이용하는 시민들이 얼마나 될지 회의적이라는 것. 오히려 시내구간의 자전거도로를 안전하게 정비하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산책로나 광장, 체육시설 또한 이용자가 극히 적을 것이라며 사업철회나 대폭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53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미호종개의 본향을 파괴하고 매년 날아드는 철새들을 내쫓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65만㎥, 15톤 트럭 2만대 분의 흙이 파헤쳐진다. 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극히 미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천보 개량 사업에 대해서는 기존 보까지 철거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보가 낡아 새로 가동보를 설치한다는 게 충북도의 계획이다. 하지만 보가 없다 해도 농업용수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 보는 물을 썩게 하고 생태계를 단절해 오히려 뜯어내거나 돌보와 같은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작천보를 개량할 경우 수심이 35㎝ 높아져 철새들의 서식환경이 크게 변하게 된다. 하물며 호안정비 까지 더해질 경우 철새도래지로서의 미호천은 사실상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친자연적 종합계획 수립하라”

이들은 토목공사 중심의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미호종개 서식지 복원과 미호천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을 제안하고 있다.
염 처장은 “하천을 파헤쳐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지금의 계획은 매우 가치있는 환경자원을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보다 미호종개와 철새라는 환경자원을 활용하는 편이 지역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도 훨씬 낫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청주시와 청원군, 진천군 등 미호천이 지나는 지자체와 연계해 가칭 미호천 생태하천조성사업 기본안 마련을 제안했다.
특히 백곡천 상류로 축소돼 있는 미호종개 서식지를 미호천 본류로 확대,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

염 처장은 “미호천의 상징은 미호종개다. 따라서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핵심은 미호종개의 미호천 본류 복원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환경단체, 관련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작천보와 관련해서도 수중보를 철거해 수질을 개선하고 연어가 돌아오도록 한 태화강 사례 등을 벤치마킹 하는 등 적극적인 대안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작천보 안쪽에 퇴적물이 쌓여 농업용수 공급 기능은 사실상 잃은지 오래고 일부 수위 유지 역할만 하고 있다는 것.

염 처장은 “작천보 개량에 저수기능 확대를 위한 사업이 포함돼 있지 않다. 결국 새로 보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현재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농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는 만큼 이를 뜯어내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