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반드시 철회해야” - 농어촌공사 “국책사업 중단 없다”

진천군 농어촌공사가 실시계획 중인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주민들의 적극 반대와 ‘미호종개’ 서식지 보호 문제로 안갯속에 빠져 들고 있다. 주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조직해 무조건 반대를 외치고 농어촌공사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농어촌공사 진천지사는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지난 5일 열린 주민설명회가 반쪽 설명회가 되었고, 환경단체에서도 천연기념물 제454호 ‘미호종개’ 서식지 보호를 위해서는 사업이 반드시 철회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사업 즉각 중단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이에 따라 ‘미호종개’ 서식지 파괴 우려가 있는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강행 될 경우 4대강을 위해서 천연기념물 ‘미호종개’와 지천은 희생해도 된다는 정부의 논리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미호종개 서식지 파괴 뻔해

주민들은 ‘미호종개’를 떠나서 하류지역을 위해 피해만 받고 살아왔다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라는 주장이다. 그런데다 백곡저수지 상류지역인 백곡면 석현리의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서식지 보호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자 반기는 기색이다.

반대대책위원회 김금래 위원장은 “80년부터 지금까지 상류지역 사람들은 하류지역을 위해 피해만 받아왔다”며 “둑을 높임으로써 상류지역은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사업이 진행되면 ‘미호종개’ 서식지도 없어지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천군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미호종개 서식지 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서식지 가능성 여부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말하고 “이 문제만 해결되면 국책사업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고 수몰지역 주민들에게는 마땅한 보상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금강환경지킴이 임한빈 팀장은 “저수지 둑이 높아지면 유속이 느려지고 토사가 쌓이게 돼 ‘미호종개’는 다른 지역을 찾아 떠나야 되는데 더 상류로 올라가면 적당한 서식지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인공 서식지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저수지 둑은 그대로 놔두고 오히려 서식지를 잘 살려서 자연생태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가옥·건축물 수몰 예상

농어촌 공사에서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4대강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농어촌공사의 주요사업 중 농어업생산기반조성의 ‘농업용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목적’을 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있다.
‘농업용수가 부족하거나 노후화 및 홍수피해가 우려 되는 96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다목적, 다기능으로 활용하기 위한 담수능력 제고 - 추가 확보된 맑은 물을 갈수기에 4대강에 하천 유지수 공급 및 수질개선 도모’

만약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근본 대책 없이 강행돼 결국 ‘미호종개’ 서식지가 파괴되고 백곡천에서 ‘미호종개’가 사라진다면 어떤 결과가 되는 것인지 주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결국 그렇게 되어 정부가 외치는 대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강’이 되고, 백곡천 주변의 자연과 주민들은 함께 더불어 죽어가는 천연기념물 ‘미호종개’를 바라만 봐야 되는 것인지 새겨 볼 대목이다.

‘미호종개’는 우리나라에서만 개체가 확인되는 특산종으로 1984년에 금강의 지류인 미호천 수계에서 처음 발견돼 ‘미호종개’라는 이름이 명명됐고, 최근 미호천에서는 사라져 발견되지 않고 금강의 다른 수계에서만 드물게 발견되는 멸종위기 1급 어류인 희귀 어종이다.

특히 ‘미호종개’는 고운 모래를 좋아 하는데 모래 입자가 조금만 커져도 상처를 입게 되고 아가미로 모래가 통과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먹이활동도 어려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건설현장을 위한 모래채취가 서식지 파괴의 주요 원인이 되어 왔다는 지적이다.

한편 ‘백곡지구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진천읍 건송리에 위치한 기존의 둑을 2m 보강하는 것이 주요 공사다. 공사를 마치게 되면 둑 높이가 27.2m에서 29.2m로 높아져 저수량이 최대 2662만㎥로 487만㎥가 추가로 늘어나게 돼 ‘미호종개’ 서식지와 일부 가옥과 건축물의 수몰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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