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 7군데·장서 38만여 권·문화행사 다양
청원군민까지 회원증 발급, 대출·반납 간편해져

▲ 도서관을 향유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즉석에서 회원증만 발급받으면 청주·청원 주민 누구나 도서대출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용암동 시립정보도서관 서가.
책을 모으는 게 취미가 아니라면 굳이 서점에 가지 않아도 된다.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곳곳에 생겼기 때문이다. 청주만하더라도 시립도서관이 7개에 이른다. 2001년 7월 문을 연 청남어린이도서관(상당구 영운동)이 있지만 2003년 9월 개관한 시립정보도서관(상당구 용암동)이 시립도서관의 컨트롤타워다.

이로부터 7년 사이에 기적의 도서관(흥덕구 수곡동)·북부(상당구 사천동)·서부(흥덕구 복대1동)·신율봉어린이(복대2동)·상당도서관(상당구 수동)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이들 도서관은 토·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이 정기휴일이고 국가지정 공휴일에도 쉰다. 만약에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그때는 문을 연다. 

7개 시립도서관의 장서 수는 6월말 현재 38만5653권이다. 이는 같은 시점 청주인구 65만2286명과 견줄 때 1인당 0.59권 꼴이다. 전체 도서의 43.8%가 맏형격인 용암동 시립정보도서관에 집중돼 있다.

청주와 인구가 거의 비슷한 전북 전주시립도서관의 장서가 65만권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도서관 수에 비해 소장도서가 적은 편이다. “청주시립도서관의 연륜이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그렇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7개 도서관의 하루 평균 이용현황은 열람 1만3650권, 대출은 4169권이다. 대출자는 1884명이다. 그러나 도서관은 책만 보고 빌리는 곳이 아니다. 연중 다양한 문화강좌가 열려 하루 평균 166명이 문화교실에 참여하거나 강당을 이용한다. 토요일에는 도서관에서 영화도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려면 인터넷 등을 이용한 예약이 필수다.

여름방학에는 유아와 초등학생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이 열리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도 19개 강좌에 355명을 모집했다. 독서교실 외에도 경제교실, 책 만들기, 종이접기, 책과 함께 떠나는 외국여행 등 유익한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되다보니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됐다.  

열람은 누구나, 대출엔 회원증 필수

도서관 출입은 물론이고 서가에 들어갈 때에도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 책을 열람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방류의 소지품은 사물함에 맡기면 된다. 그러나 책을 빌릴 경우에는 청주시립도서관에서 발행한 회원증을 제시해야 한다. 회원증을 발급하는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 사진을 지참하지 않아도 된다. 현장에서 촬영을 해서 1분 이내에 발급을 해준다. 뽀샵(포토샵) 처리가 되지 않아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감수해야 한다. 단 청주시민과 청원군민만 청주시립도서관에서 회원증을 만들 수 있다. 

대출 기간 10일, 1회 전화로도 연장

1번에 3권까지 책을 빌릴 수 있다. 대출기간은 열흘이지만 1차례 더 연장할 수 있다. 대출연장은 도서관에 가지 않고 인터넷이나 전화로도 가능하다. 연장하지 않고 반납을 미루면 연체한 날짜만큼 책을 빌릴 수 없다. 반납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반납을 독려하는 전화를 걸기도 한다. 반납을 거부할 경우에는 제적될 수도 있다. 보고 싶은 책이 대출 중일 때에는 인터넷과 전화로 예약을 하는 제도도 있다. 책이 반납되면 예약자에게 이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보고 싶은 책 있으면 ‘희망도서’ 신청
청주시립도서관은 해마다 정기도서구입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의 매달 신간도서를 구입한다. 연간 도서구입비는 약 3억원 정도다. 신간을 중심으로 도서관 직원들이 구매목록을 작성하지만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한다. 대출신청 창구 옆에는 빨간색 우체통을 닮은 희망도서함이 있다. 희망도서카드에 제목과 작가, 출판사 등을 적어 도서함에 넣으면 된다. 출입구가 무인통제라고 해서 대출 처리하지 않은 책을 들고 나오면 비상벨이 울리고 차단기가 작동된다. 마트 계산대에 있는 무선인식감응장치가 도서관에도 있다.  



“작은도서관과 네트워크 필요하다”
중복도서 이관하고 예산지원 확대해야

 

<신동오 청주시립정보도서관장>
도서관은 많을수록 좋다? 이상적으론 그렇고 주민들도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신동오 청주시립정보도서관장은 이에 대해 “시립도서관이 속속 생기다보니 ‘우리 동네에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고 거의 모든 시의원들이 공약으로 도서관 건립을 내걸었다. 그러나 어디에 얼마나 더 도서관을 만들어야할 지에 대해서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청주·청원통합 등을 고려할 때 위치선정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관장은 또 “도서관마다 열람실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현재 각 도서관마다 학습실 성격의 열람실은 30~40석 정도만 갖추고 있다”며 “도서관의 기능과 성격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책과 도서관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이해와 요구에는 어떻게 부응해야할까? 신 관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복지관이나 동(洞)주민센터, 종교기관 등 민간 또는 공공부문에서 운영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현재 청주시가 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모두 42개다.

작은도서관 연 47만원 꼴 지원
그러나 아파트단지 등에 있는 소규모 도서관, 각종 학교도서관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신 관장은 “예를 들어 대학도서관은 규모나 장서 면에서도 시립도서관 이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기에 일반에게 완전 개방할 경우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에서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밖이라 아쉬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청주시에서는 작은도서관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까? 아직까지는 연간 2000만원 정도를 지원하는 것과 일부도서를 장기대여해주는 것이 전부다. 2000만원이라야 42개 도서관에 배분되는 평균액은 47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장기대여란 여러 권 있는 책 가운데 일부를 사실상 지원해주는 것인데 아직은 시늉만하는 수준이다.

신 관장은 “당장 예산을 큰 폭으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기증도서를 작은도서관까지 분배하고 장기대여의 비중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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