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처리 외면… “광역시설 가동 때까지 대책없어” 뒷짐만

음성군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정책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맹동면 통동리 일원에 조성 공사 중인 ‘진천·음성 광역폐기물종합처리시설’이 올해 말 준공되면 내년 3월부터 음식물쓰레기도 매립에서 소각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시설 운영도 진천군에서 맡게 돼 음성군 공무원 10여명도 철수하게 되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2011년 3월에 폐쇄될 음성군 환경사업소. 조속한 친환경 생활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음성군 환경보호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내년 3월에 광역 시설이 준공 가동될 때 까지는 이대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불연성과 가연성 쓰레기를 분리수거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의 매립시설 여건상 제대로 분리 처리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양이·파리 들끓고 악취 극심

실제로 주민들은 음식물쓰레기, 일반쓰레기, 재활용쓰레기 등을 분리해 내 놓으면 수거차량이 와서 한꺼번에 실어 간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집안으로 들어오고, 밤이면 음식물쓰레기를 뒤지며 울어대는 고양이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고, 파리도 들끓고 있다”며 근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인근 시에서 이사 왔다는 또 다른 주민은 “음식물쓰레기통을 별도로 설치해서 관리해야 냄새도 없고 고양이, 파리 등이 꼬이지 않을 것 아니냐”며 음성군의 생활 환경정책이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실태는 쓰레기를 매립하고 소각처리하고 있는 음성군환경사업소를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사업소의 한 직원은 “쓰레기차가 들어오면 냄새는 물론이고 파리와 심지어 쥐들도 함께 실려 오는 경우도 있다”며 “소독을 자주 하지 않으면 파리 떼 창궐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음식물쓰레기에서 악취와 함께 파리, 쥐, 고양이 등의 번식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획기적인 처리방법이 강구돼야 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물론 음성군이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위한 대책을 세워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설치를 위해 국도비 등 16억5천만원을 투입하는 예산을 배정하고 사업자 공모까지 끝내고 시설 부지 선정을 추진했다.

친환경시설 가동에 대비해야

하지만 금왕하수종말처리장 내, 소이면 봉정리 옛 분뇨처리장 부지, 맹동면 통동리 쓰레기매립장 인근, 음성읍 석인리 음성하수종말처리장 내 부지 등을 선정해 추진했지만 번번이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막혀 결국 사업을 접게 됐다. 그래서 8억여 원의 국도비를 반납하고 적지 않은 예산을 낭비해 감사원 결과에 의해 일부 공무원이 징계를 받은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이런 결과에 대해 주민들은 “사전에 주민들을 위해 사업설명과 피해보상 등에 대해 솔직하게 제시하고 응모 절차를 거쳤다면 무조건적인 반대만은 안했을 것”이라며 “사후대화, 절차적 대화를 위한 요식행위로 주민들을 상대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후 고통 끝에, 맹동면 통동리 일원에 광역쓰레기 시설이 신설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내년 3월부터 당장 친환경적인 광역처리시설 관리체계로 들어가는 만큼 지금부터 음식물쓰레기 분리처리 방법을 시작해 숙달해놔야 된다는 지적이다.

음식물쓰레기를 분리수거 처리하는 지자체들은 바퀴가 달린 별도의 통에 음식물쓰레기를 쏟아 붓거나 봉투째 집어넣도록 하고 음식물쓰레기처리 차량을 통해 소각장으로 운반하고 있어 악취를 막고 동물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음성군에는 이미 바퀴가 달린 음식물쓰레기 통 수십여 개가 음성하수종말처리장 내에 방치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통들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설치 사업 추진당시에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음성군 환경정책 담당자들이 “광역 시설이 가동되더라도 수거 방법이 꼭 달라질 필요는 없다”, “그 때 가서 대책을 세우면 된다”는 식의 안일한 의식이 주민들의 원성을 키우고 뒷북 행정을 펼치게 돼 예산낭비로 이어지게 된다는 교훈을 뒤돌아 봐야 할 시점이다.

한편 음성군 환경사업소 내에는 샤워시설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돼, 악취 등과 싸우며 오지에서 근무하는 열악한 조건의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민 군수를 표방하고 있는 신임 군수가 생활환경 피해 대책이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낮은 곳을 향한 정책이 얼마나 나오게 될 지 주민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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