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대표 면담 외면… “주민 무시하나” 원성

오리전문가공업체인 (주)주원산오리가 공사 중인 종오리(씨오리) 축사 신축공사가 인근 이월면 지역 주민들의 집단 민원에 의해 중지되고 회사 진입 시위까지 벌어지는 등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500여 주민들은 지난 28일 오전 10시에 회사 정문 앞에서 머리띠·피켓·현수막과 확성기 등을 동원해 축사신축 반대 시위를 벌이던 중 회사 대표를 만나겠다며 회사로 진입해 1시간여 동안 100여 명의 경찰과 대치했다.

▲ 오리 축사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회사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찰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회사대표의 외부출장 이유로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회사 정문을 차량 등으로 막고 회사대표와 유영훈 군수와의 즉석 면담을 요구했다. 이에 오후 2시쯤 방문한 유 군수가 시위 주민들 앞에 나서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일단 공사 중지요청을 했고 공무원들이 선진지를 다녀오도록 했다”고 말하고 “주민들의 뜻과 회사 측의 의견을 듣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고자하니 주민들도 선진지를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금도 냄새 진동하는데 또…”

하지만 주민들은 “종오리 축사 신축공사 부지는 이월저수지와 거북산 등산로를 접하고 있어 이월면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말하고 “축사 폐수가 흘러가면 이월면을 거쳐서 가게 되어있고, 인근에는 체육공원조성 계획도 있어 악취와 폐수로 인한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해 결사반대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근의 송림리 이장인 김명기 씨는 “2007년 당시 농지위원들이 반대를 했는데도 건축허가가 이루어졌고 주민들의 동의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축사신축반대주민대책위원회 홍영국 위원장은 “회사 대표를 만나지도 못했고 군수도 확답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음달 7일 군청앞에서 시위를 열어 주민들의 뜻을 관철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남기탁 이월농협조합장은 “처음 주원농산이 들어올 때도 반대시위를 했는데 입주 후 이월면의 경제를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농로에 오리 핏물을 흘려보내 피해를 입히기도 했고 현재도 냄새가 진동하고 있는데 어떻게 축사 신축허가를 또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사전환경성 검토까지 마친 합법적인 행정절차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최첨단 축사로 건축한다는 내용을 지난 7일 대책위원들이 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축 축사는 창문이 없이 악취를 제어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로서 평당 100만원의 공사비를 책정할 정도로 업계 최고의 시설을 갖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첨단시설이라 악취 없다”

관계공무원은 이번에 들어설 설비와 같은 시설이 있다는 전북 익산과 부안의 양계장과 종계장을 지난 25일 20여명의 공무원들과 함께 다녀와서 “2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악취를 느낄 수가 없었다”고 전하고 “주원산 측이 처음부터 주민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와 이해를 구했으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존의 7000수 종오리 축사에서 나는 악취 문제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축 축사에 대한 인허가 절차에 주민동의서 접수가 법적 절차로 되어 있지 않기에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원산은 2007년 11월 진천군으로부터 기존 공장 인근인 이월면 송림리 89-3 일대 2만 8214.68㎡ 대지에 축사4동 및 관리동 등 8579㎡ 규모의 종오리 축사 건축공사 허가를 받아 진행에 왔다. 신축될 축사에서는 6만 4000수의 종오리를 사육해 씨오리알을 생산해 부화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올 봄부터 골조공사가 본격화 되자 공사현장 주변의 송림리 주민을 비롯한 이월면 주민들과 이월면발전협의회 회원들이 축사신축반대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홍영국)를 조직하고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등 조직적인 반대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200여 명의 주민들은 신축공사 현장에 모여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시위현장의 주민들은 신축축사가 육계장, 종계장, 부화장, 씨오리알 생산 등 어떤 목적의 축사인지 의견이 분분해 군청, 회사, 주민대표 등이 나서 하루빨리 심도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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