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골 깊고 쟁점 견해차 커 조기 타결 어려울 듯
진천군, 노조 측 중재 요구에 “당사자들 문제” 방관

진천군 생활폐기물 처리 업체의 노동조합이 지난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장마철과 폭염을 앞두고 악취 등에 의한 쓰레기 몸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진천군에는 생활폐기물 업체가 충북환경과 한국환경 두 군데 있다.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한국환경이다. 한국환경 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충북지역노동조합 진천군지부 소속이다.

▲ 생활폐기물 수거업체인 한국환경 노조는 기자회견을 갖고 해고협박과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회사 측과 노조의 쟁점은 간접노무비와 위로금 지급문제, 노조 와해시도 간부 사직처리문제, 압축차량 구입문제, 샤워시설 설치문제 등이다.

쟁점을 놓고 파업을 벌이고 있는 과정에서 노조 측은 사업권을 준 감독관청인 진천군의 적극적인 감독과 중재를 요청하고 있고, 군에서는 원칙적으로 당사자들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적 협상 중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압축차량 중고차 구입 ‘의문’

언급된 쟁점에 대한 사측의 실질적 대표자인 A씨는 “파업을 할 것도 아닌 사항이다. 간부 사직처리는 있을 수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자기들끼리 감정싸움을 해 놓고 회사에다 강제 퇴직을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입장이다.

그는 또한 “간접노무비와 위로금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 샤워시설도 마련할 처지가 아직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압축 차량도 1대 구입했고 추가로 1대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 간부 B씨는 “파업 전 여러 차례의 협상에서 우리들의 요구를 많이 양보했다. 노조를 와해시키려고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한 사람씩 탈퇴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냄새나는 생활쓰레기를 수거한 후 땀과 음식물찌꺼기가 묻은 채로 퇴근해야 하는 게 현재의 근로환경”이라고 성토했다.
“압축 차량도 새 차로 구입 한다고 군에 제출한 것으로 아는데 5년이나 지난 중고차로 구입한 것은 군청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차량 구입문제에 대해 노조 측에서는 1월 14일자로 한국환경 대표 도장이 날인 된 ‘차량구입예정확인서’를 기자에게 확인시켜 주었으나 담당부서에서는 제출 받은 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회사 측의 A씨는 차량구입확인서 제출에 대한 확답을 피해 궁금증을 낳게 했다.

쟁점과 혼란에 대해 노조 간부 B씨는 “군청 담당과에서 회사에 대해 적극적인 감독을 해야 되는데 파업전이나 파업 후나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태파악을 하고자 일선현장을 방문한 적이 없고, 이렇게 문제가 있는데도 또다시 수의 계약을 해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군 고위 관계자는 “2001년 공개 입찰 후 수의계약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군에서는 회사 측에 위탁 계약을 한 것이기에 원칙적으로 그들이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지적하고 “군청 앞에서 시위하는 것도 문제다. 회사 앞에 가서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진천군, “시위는 회사 앞에서”

그는 또한 “회사 측에서 간부직들을 투입해 수거하는 등 현재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장에 매일 직원을 보내 확인하고 있다. 수거가 힘들어진다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의 준비를 세워놓고 있다”고 답했다.

사후 대책보다는 대화 중재 등 예방 대책이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회사 측이 대화할 마음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노조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회사 측의 이야기를 꼭 들어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결과 회사 측이나 노조 측 모두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 않았다. 문제는 감정의 골과 쟁점에 대한 차이를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 군 고위 관계자와는 달리 또 다른 관계자가 노사 양측 간의 협상 창구 역할에 힘쓴 결과 15일 오후 6시30분에 진천군 농업기술센터 건물 내에서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노사 양측에서 확인해 줬다.

한편 진천군은 생활폐기물 중에서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와 공중화장실 청소에 대해 각각 다른 업체를 선정해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환경은 3명의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해, 21명의 직원 중 노조원이 10명인 현실이 협상에서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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