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UN평화공원, 제천 음악영화제 지속여부 논란

 6·2지방선거로 시장이 교체될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의 민선 4기 역점사업이 바람 앞의 촛불 신세다.

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당선자와 한나라당 최명현 제천시장 당선자가 김호복·엄태영 현 시장의 유엔평화공원 조성사업과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메스를 빼들었기 때문이다.

6·2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열린 유엔평화공원 조성사업 기공식을 '정치쇼'로 규정하고 반발하기도 했던 우 당선자는 이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다.

그는 유엔평화공원 조성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반면 중원문화권 특정지역사업 조기완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우 당선자는 "유엔평화공원 사업은 처음부터 김호복 시장이 시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면서 "땅만 시비로 사고 나머지는 국도비를 지원받아 추진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공원을 만드는 방법에도 문제가 있지만 엄청난 사후 유지관리 비용은 더 큰 문제"라면서 "애물단지가 되기 전에 사업계획을 재조정해 가급적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당선자 측의 한 관계자는 "이미 부지와 예산이 확보된 사업만 제한적으로 추진하고 나머지 유엔평화공원 사업계획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엄태영 제천시장이 첫 단추를 꿰어놓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도 기로에 서게 됐다. 이 영화제는 2006년 지방선거 때도 당시 열린우리당 권기수 제천시장 후보로부터 '중단하라'는 공격을 받았다.

최 당선자도 사실상 '폐지'의지를 갖고 있어 당장 2개월 앞으로 다가 온 올해 제6회 영화제부터 계획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내달 1일 취임하는 최 당선자는 시민들의 접근성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우선 주 행사장을 제천시 금성면 청풍호반 청풍랜드에서 의림지로 옮겨 올 방침이다.

그는 "시 외곽에서 행사를 하다보니 관람객들이 고속도로나 외지로 빠져나가 지역경기 부양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이라면서 "시내권인 의림지를 주 무대를 옮기는 시도를 일단 해보고 올해 영화제가 끝난 뒤 시민 공청회를 열어 지속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무진에서는 공간협소와 주차문제 등을 이유로 주 행사장 변경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의사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 이미 5회 영화제를 치르면서 영화예술계과 제천지역의 주요 행사로 정착된데다 이 영화제를 계기로 영화촬영 제천유치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폐지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 시장이 주력사업으로 추진해 온 유엔평화공원 조성은 충주시 금릉동 37만㎡ 부지에 국비와 지방비 등 1000억여 원을 투입해 유엔기념관, 무술박물관, 위락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세계무술테마파크를 조성하는 1단계 사업은 오는 10월 준공될 예정이다. 유엔기념관, 수석전시장 등을 만드는 2단계 사업은 현재 토목공사과 조경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물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을 캐치프레이즈로 휴양영화제를 표방하고 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엄 시장이 2005년 창설한 음악영화제로 매년 약 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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