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62석 중 한나라 52, 민주 82, 선진 14, 민노 3, 무소속 11석차지
“현안 발 빠르게 대응하고 대안제시···환골탈태한 의회 기대” 여론 비등 차지

충북도내 지방의회가 확실하게 물갈이 됐다. 그 중 충북도의회가 가장 많이 바뀌었다. 광역의원 선거는 지방선거의 바로미터다. 기초의원 선거는 동네선거라 후보들을 직접 가까이서 접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혈연·지연·학연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반드시 특정정당이 싹쓸이를 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정당 바람이 불어도 인물에 따라 당선될 사람은 되고, 떨어질 사람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광역의원 선거는 선거구 범위가 넓어 후보들을 파악하지 못한 채 투표하기 일쑤다. 따라서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 정당분포가 달라진다. 민선2기 때는 자민련이, 3~4기는 한나라당이 패권을 잡았고 오는 7월 시작되는 민선5기 때는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 주도권을 잡게 됐다. 이는 당시 충북의 선거결과와도 맞아떨어진다.

민주당이 6.2선거에서 크게 웃었다. 충북전역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대거 당선돼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민주당의 성안길 유세전.

도의원 90.3%가 초선
열린우리당-민주당은 민선 3~4기 때 도의회에서 ‘게임이 안될 정도로’ 열세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체 31석 중 한나라 4, 민주 22, 선진 4, 민노가 1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이 역사상 최대의 승리를 거뒀다. 더욱이 민주당은 청주권 의석 9개를 모두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권자들이나 후보들 모두 이 정도로 민주당 바람이 거셀줄 몰랐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보수성향이 강한 이웃 청원군도 민주당 1, 민주노동당 1명으로 분위기 자체가 확 바뀌었고, 역시 보수적인 충주시도 민주당 3명을 당선시켰다.

그리고 재선에 성공한 의원이 3명에 불과하다는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90.3%가 초선의원이고 임현(한나라당·영동), 김광수(민주·청주), 최미애(민주·청주) 의원 등 3명만 재선이다. 도의회는 공천과정에서부터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기는 했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탈당과 함께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서명한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 29명중 23명이나 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의원들이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는 한나라당충북도당과 갈등을 빚었다.

몇 몇 의원들은 공천을 받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공천과정에서 탈락했다. 이대원 의장을 비롯해 조영재·최재옥·김인수·이영복·권광택 의원 등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장주식 의원은 정계은퇴를 발표했다. 또 이필용·이기동·민경환·오용식·김환동 의원은 자치단체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 충북 광역·기초 지방의회 어느 정당이 얼마나 차지?
청주권에서 당선된 민주당 의원은 김광수(64) 김형근(50) 장선배(48) 최진섭(58) 이광희(46) 김영주(36) 임헌경(43) 박종성(51) 최미애(59) 씨 등 9명이다. 이 중 김형근·이광희·김영주·최미애 씨가 개혁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김형근·이광희·김영주씨는 학생운동권 출신이고 최 씨는 여성운동단체 출신으로 집행부 견제·감시를 ‘칼같이’ 정확하게 하기로 이름이 나있다. 그래서 이런 의원들이 다수 들어가게 되자 벌써부터 충북도 공무원들이 ‘겁’을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괴산군의회에 분 ‘무소속 바람’
그런가하면 청주시의회는 전체 26석 중 한나라당 9, 민주당이 17석을 차지했다. 8대 의회가 한나라 16·민주 10명으로 구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 의원이 대폭 증가하면서 무게중심이 뒤바뀐 것. 도내 기초의회에서 민주당이 우세인 지역은 청주·충주·청원·영동·음성·진천·증평 등 7개 지역이고, 선진당은 보은·옥천 등 2개 지역, 무소속은 괴산지역에서 다수당으로 큰 소리를 치게 됐다.

그 중 특히 괴산군의회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한나라 2, 민주 2, 무소속 4명으로 크게 바뀌었다. 무소속 당선자 중 이광희·장효배 씨 등 2명은 민노당 출신이다. 보수적인 괴산군의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 향후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모두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민노당은 올해 처음 지방의회 의원을 내는데 성공했다. 광역 1명, 기초 2명인데 실질적으로는 이·장 당선자까지 합쳐 5명이나 돼 큰 수확을 거뒀다.

항간에는 단체장도 민주당, 대다수 의원들도 민주당인 구도에서 지방의회가 제대로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한나라당 단체장에 한나라당 의원들로 짜여진 의회가 별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볼 때 걱정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워크숍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어떻게 집행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을 할 것이다. 지난 의회 때는 세종시 수정안, 첨복단지 유치 등 굵직한 현안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충북의 몫을 챙기지 못했다. 민선5기 의회는 눈치보는 의회가 되지 않을 것이다. 도민의 권익을 챙기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의회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장과 집행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늘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면서 현안이 있을 때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를 만족시키는 의회는 거의 없었다. 이런 기본적인 역할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해 도민들을 실망시켰다. 확 바뀐 의회, 환골탈태한 의회가 돼야 한다는 게 도민들의 요구다.

도의장 김광수·시의장 연철흠 의원 유력
다수당 민주당 재선의원 중심으로 의장단 구성될 듯

지방선거가 끝나자 지방의회 의장 후보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의장은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재선의원 중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은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잡아 민주당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맡는데 그쳤다.

도의회는 민주당 재선의원이 김광수(청주)·최미애(청주) 의원 밖에 없다. 현재 의장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김 의원(64). 청주시 공무원 출신으로 자치행정과장·사회과장을 거쳐 상당구청장, 통합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냈고 지난 2008년 6·4 보궐선거 때 출마해 당선됐다.

김 의원은 “8대 의회가 대강 마무리되는 15일경 당선자 간담회를 열고 의장 선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행정경험과 의회경험이 있는 사람이 전반기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들이다”며 자천 타천으로 의장에 거론되고 있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충주 등 북부권 도의원 당선자가 6명, 중부4군 당선자도 4명에 이르러 지역별 합종연횡도 예상된다. 중부권은 최병윤(음성) 민주당 당선자에게 힘을 싣고 있다.

그리고 청주시의장으로는 연철흠 부의장(50)이 오르내리고 있다. 연 부의장은 7~8대 의원을 지냈고 올해 3선으로 접어든다. 청주시의회 행정수도유치 특위위원장·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정당공천제이기 때문에 도당과 당선자들이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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