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에서 나무를 베어내고 식목일 행사장을 만들고 있어 산림녹화를 위해 나무를 심도록 지정된 식목일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흥덕구 봉명동 명신공원에 제65회 식목일 행사장을 준비하고 있다.

행사장 준비를 위해 시에서는 공원 내에 심어진 10~30년생 아카시아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수십 그루에 대한 벌채 작업을 3월7일부터 시작했다.

벌채 작업으로 생긴 공간에는 경관 조림을 위한 조선소나무, 산딸나무, 백합나무 등 나무 1500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하지만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면서까지 식목일 행사장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근 주민 A씨(53)는 “나무 심는 날이 식목일인데 식목일을 위해 나무를 베어낸다는 것이 웃긴 일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주민 B씨(40)는 “지난 장마 때 흙까지 쓸려 내려온 곳의 나무를 베어내면 어떻게 하느냐”며 “나무를 새로 심는다고 하지만 뿌리가 내릴 때까지 한참 걸리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경관조림과 공원 내 불법 경작을 막기 위해 마련된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고사되거나 건강하지 않은 나무의 수종을 갱신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공원 안에서 불법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도 들어와 추진된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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