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도내 관공서 홍보 담당자들의 임무 중 가장 고달픈 업무는 부정적인 기사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입니다. 만약 부정적인 기사를 막지 못할 경우 최소한 기사의 강도를 낮추거나 기사 내용 중 충분한 해명을 포함시켜야 유능한 홍보 담당자라고 인정을 받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홍보 담당자들은 기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속한 기관의 기관장이 신문에 기고할 경우 그 기관장의 지시에 맞춰 제대로 실리는 것도 홍보 담당자의 능력을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도내 대표적인 기관장인 A씨가 재직할 당시 그가 기고한 내용 중 끝 부분이 편집 과정에서 잘린 적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론 A씨의 기고문은 95% 이상 그 내용이 실렸고 일반 독자들이 볼 때는 끝 부분의 삭제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신문에 게재된 자신의 기고문 중 끝 부분이 잘렸다며 홍보 담당자를 질책했고 그 담당자는 끝 부분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신문 기고문 중 편집과정에서 삭제된 끝 부분만 그 다음날 신문에 다시 실을 수 없기에 그 홍보 담당자의 노력이 실패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결국 이 같은 해프닝을 거쳐 기고문 끝 부분을 신문에 싣지 못한 홍보 담당자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신문에 실리는 기고문 중 편집과정에서 잘린 부분을 살린다는 것은 인쇄되기 이전에 편집 과정을 계속 지켜보지 못한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몇 년 전 A씨의 기고문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홍보 담당자가 올해 1월 조직의 꽃이라는 자리로 승진하면서 그 당시 고생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은 것 같아 다행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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