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태 재 (직지포럼 대표)

최근 우리 지역사회에서 정윤숙 충청북도의회 의원과 진옥경 충청북도교육위원회 교육위원이 화제의 대상이다. 두 사람 다 여성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한 사람은 동료남성의원에게 폭력을 당했고, 다른 한 사람은 동료남성위원에 대한 폭언(인지 아닌지는 다툼의 결과를 보아야 할 것임)이 문제가 돼 사건이 진행 중에 있다.

정윤숙 의원의 경우에는 사석이기는 했지만 동료남성의원의 의견에 부당함을 지적하다가 폭행을 당했으나 원만히 타협을 한 반면, 진옥경 교육위원은 공식석상에서 동료남성위원들에게 직무유기라며 무성의를 질타하다가 징계를 당할 처지에 놓였다. 뿐만 아니라 충청북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킨 나머지 충북기자협회가 공개질의를 하는 등 전면전을 눈앞에 둔 양상이다.

자, 그러면 왜? 진옥경 위원은 동료 교육위원들로부터 징계대상이 됐으며, 언론과의 마찰을 빚게 됐는가. 정윤숙 의원은 분명한 피해자이면서도 고소 고발을 하지 않고 원만히(?) 사태를 수습한 반면, 진옥경 위원은 어째서 스스로 전면전을 자초한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미리 고백하거니와 필자는 진옥경 위원과는 아직까지 일면식도 없다. 따라서 진 위원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 다만 그간 언론 등에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나름대로 판단할 따름이다.

진 위원은 우선 충청북도교육위원 중 유일한 여성위원이라는 점 외에도 특이한 존재인 듯 싶다. 비경력 출신으로서 다른 위원들과는 사뭇 다른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취임초기부터 언론과 기관의 불합리한 관행 타파를 공식 선언하는 등 출입기자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고, 최근에는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언론홍보비를 깎아 내렸다는 것이다.(이 부분은 나중에 다른 위원들에 의해 다시 살려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제가 된 학교급식조례 부결 직후의 ‘직무유기’ 발언에 대해 교육위원회가 사과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고, 이에 징계회부가 거론되면서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는데, 특히 진 위원의 기고문 가운데 ‘언론부패’ ‘무례한 주문’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공개질의를 받는 등 일파만파로 지역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대충 위와 같은 전개과정을 볼 때 진옥경 교육위원은 지역언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실 폐쇄를 요구하고 홍보비를 삭감하였으며 기자들의 무례함을 질타했다는 등 저간의 일이 그렇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언론은 물론 집행부인 교육청과 자신이 속해 있는 교육위원회 모두로부터 소위 말하는 왕따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진 위원은 이미 교육위원회의 사과를 거부했으며, 기자협회의 공개질의에 대해 일일이 공개답변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개토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기자협회는 진옥경 위원에 대해 명예훼손 등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인데 그 여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누가 옳고 그른지는 재판을 통해서든, 공개 토론회를 통해서든,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든 가려질 것이고, 또 가려져야 할 것이다.
이쯤해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속내를 털어놔야 되겠다. 충청도 양반은 체면치레에 너무 젖은 나머지 당사자 면전에서 상대에 반하는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만약 면전에서 반대의견을 말했다가는 평생원수가 될 각오를 해야 된다. 이러다 보니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공석 아닌 사석에서 불평 불만을 일삼거나 비방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뒤통수에다 대고 총 놓는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리라.

이래서는 안 된다. 이제 할 말은 하고 살자. 쓸데없는 뒷구멍 공론(空論)은 그만두고, 공론(公論)을 멍석 위에 펴놓고 하자. 또한 대화는 상대를 인정할 때 가능하다. 나만 옳고 나머지는 다 그르다는 인식을 갖고는 곤란하다. 기자협회와 진옥경 교육위원간의 정정당당한 공론의 장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