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나쁘고 장소 못박은 연구 용역 문제있다” 지적
도교육청 “산남3지구에 지으려면 2008년후 가능하고 다른 대안없다”

충북도교육청이 청주시 상당구 주중동 밀레니엄타운 부지내에 충북교육문화회관을 건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자 장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문화회관 건립은 지난해 10월 김천호 교육감이 바이오엑스포에 참석했던 이상주 당시 교육부총리에게 학생들을 위한 문화체험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하자 이 자리에서 이원종 지사가 “부지는 우리가 지원하겠다”며 밀레니엄타운 부지를 내놓겠다고 발표하면서 가시화됐다는 게 도교육청 관계자의 말이다. 교육감과 지사가 나서 부탁한 교육문화회관 건립안에 대해 이총리는 국고 지원을 약속했고 현재까지 특별교부금 40억원이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에서는 충북도로부터 받는 7000평의 부지에 1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전시실, 정보문화시설, 대공연장, 소공연장, 놀이마당실, 문화탐구실 등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충북개발연구원에 ‘충북교육문화회관 밀레니엄타운 건립에 대한 타당성조사’ 연구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이 업무를 맡은 충북개발연구원은 공청회와 2차 자문회의를 거쳐 오는 12월 20일까지 조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도심에서 먼 것 가장 문제

하지만 밀레니엄타운 부지가 접근성이 좋지 않아 주 수요층인 학생들이 불편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도교육청이 산남3지구에 확보해 놓은 교육연구시설 용지(5200평)가 이런 시설이 들어서기에는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문위원인 모 씨는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학생들의 이용률이 낮다. 도에서는 밀레니엄타운 부지 활성화를 목표로 교육청에 무상으로 토지를 제공한 것 같다. 그래서 충북도에서 이 곳에 건립하는 것을 강하게 밀어부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교육청에서는 5년 정도만 지나면 이 곳이 도심으로 편입할 것이라고 하는데 장기적인 수요만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되면 광주의 사례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산남3지구에 교육문화회관이 들어서면 인근 20여개 학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주중동 인근에는 학교가 10여개에 불과, 이용률이 훨씬 저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인 모 씨도 밀레니엄타운은 학생들이 드나들기에 너무 멀고 산남3지구 교육연구시설 용지를 제대로 못살려 분평동 학교용지처럼 다른 시설에 자리를 내주는 게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분평동 학교용지는 택지개발 후 도교육청이 확보했다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해지, 현재는 빌라 등이 들어서 분평동을 아파트는 많은데 학교가 부족한 동네로 만들어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왔다.

그리고 진옥경 충북도교육위원은 지난 4일 이 문제와 관련해 5분발언을 신청하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진 위원은 이 날 “시민단체들이 접근성을 문제삼아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하고 교육위원들도 반대하고 있는 주중동 교육문화회관 건립안이 2004년도 도교육청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잡혀 있는 것을 알고 크게 놀랐다. 더구나 충북개발연구원도 자문위원들의 반대의견을 첨부하는 정도로 그치고 요식적인 공청회만 남겨놓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게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현재까지 교육문화회관을 건립한 곳으로는 부산, 대구, 광주시가 있고 인천시가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광역시 아닌 곳으로는 충북이 가장 먼저 시설 마련에 나선 것. 도내에서 도서관을 빼고 순수하게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이라고는 청주시 영동에 있는 충북학생회관이 있는데 이곳은 시설이 협소해 학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충북개발연구원에서 기존 시설에 대한 장애요인을 설문조사 한 결과 학생들은 공간부족을 가장 먼저 꼽았다. 따라서 교육문화회관 건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편이다. 충북개발연구원에서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70%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과학 맛보기에 위치 적절”

한편 도교육청 관계자는 “산남3지구 교육연구시설 용지에도 장기적으로 교육문화회관 못지않은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토지공사가 건교부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계획대로 되더라도 택지개발이 2007년 상반기에 완료돼 그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멀고 이미 국고지원을 받아 현실적으로 빨리 추진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주중동 외에 대안이 없다. 더욱이 충북도에서 이 부지를 무상으로 줘 부지매입비 150억원을 아낄 수 있는데다 인근의 생명공학단지가 들어서면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잇점도 있다”며 “남부와 북부쪽에 각각 이런 시설이 들어선다면 더 좋지 않느냐. 이번에 못하면 국고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충북개발연구원측도 밀레니엄타운 부지에 교육문화회관이 건립될 경우 인근 대규모 체육시설이나 시민체육공원 등의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청소년 및 학부모 문화활동 체험에 도움이 되고, 청주 북부권에 학생 및 시민이 활용할 수 있는 교육문화공간이 없어 경제적 한계효용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도도 바이오엑스포 당시 설치한 교육시설을 뜯어내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데다 취미활동의 한계를 넘어 첨단과학을 맛볼 수 있게 하기에는 여기가 가장 적당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고를 받았으니 빨리 써야 하고 도교육청에서 교육문화회관 장소를 밀레니엄타운으로 못박고 연구용역을 맡긴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윤송현 원흥이대책위 실행위원장의 말이다. “장소를 확정해놓고 하는 용역은 문제가 있고 이미 실시한 1차 자문위원회의도 형식적 이었고 공청회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충북도 전체를 놓고 볼 때 주중동이 학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 충주, 제천, 단양 등지에서 교육문화회관 이용하자고 청주까지 올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렇게치면 충북의 중심인 음성에 세워야 한다. 이 시설이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라면 실수요자 중심으로 만드는 것, 그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교육문화회관 건립 안건은 앞으로 충북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교육비 특별회계 재정 투·융자심사 지침에 의거 지방교육행정기관 투·융자 심사 후 충북도 교육위원회의 심의를 받을 계획으로 있다. 위치를 놓고 찬·반양론이 거센 만큼 앞으로의 진행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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